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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아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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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동진
댓글 0 조회 9,227 2004.08.30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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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아리다
-장서를 기증하고 나서


            함동진


너를 보내고서
눈감으면 하늘 온통 너뿐이구나
방황하느냐
날아다니는 내 분신 사랑 조각들
풀풀풀 너풀너풀 휘이익-
사랑의 손짓을 하며
지는 꽃잎이듯 여기저기서 나는구나

마음에 자리한 내 사랑 너를 찾으려
너의 방 서가를 어루다 텅 빈 내 마음보며
우울한 바람 일고
신열이 돋는 오싹오싹한 아픔
너의 안식처 마련 못한 푸대접의 세월을
후회의 돌풍으로 앓고 있구나

새 주인의 사랑이 나만 못 하드냐
어찌 내 주위를 그리 맴도느냐
너를 위해 품었든 내 사랑
평생 너를 사랑한다고 약속했었지
사랑의 언약을 무너트린 배신
날마다 환영과 환청의 네 모습 날 에워싸
부끄럽구나
널 보낸 텅 빈 마음 이토록
아리구나 쓰리구나
 
 

* 사글세 전세를 전전하고, 끼니를 거르기까지 하던 젊은 날부터 평생을 모았던 책들을 협성대학교도서관과 도서츨판 범우사 부설 책사랑(冊舍廊)에 기증한 후의 심정을 쓴 글이다. 특히나 부친이신 창현 함태영 목사의 유품인 신학서적조차 간수 못한 불효막심不孝莫甚이 부끄럽고 한스럽다.


* 2002. 4.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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