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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은 딱딱해도 속은 따뜻 한국·이스라엘 꼭 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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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동호
댓글 0 조회 7,824 2005.08.01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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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라이더스코프]'한국 속의 세계' 를 들여다본다


7일 이임하는 우지 마노르 이스라엘 대사
"겉은 딱딱해도 속은 따뜻 한국·이스라엘 꼭 닮아"
전병근기자 bkjeon@chosun.com

입력 : 2005.07.31 21:36 52'(조선일보)

오는 7일 한국을 떠나는 우지 마노르(62) 이스라엘 대사의 표정에 석별의 느낌이라고는 없었다. 지난달28일 대사관 집무실을 찾아가 ‘마지막 인터뷰…’ 라며 말문을 열자, 그는 손사래부터 쳤다.

“1970년 처음 영사로 왔을 때 4년을 근무했고, 이번에도 4년을 채웠습니다. 1974년 8월 한국을 떠날 때 아내에게 말했어요. ‘이봐 너무 좋지 않아? 언젠가는 꼭 다시 와야겠어’라고 말입니다.” 그로부터 27년 후 주한대사를 자원했고 2001년 9월 다시 서울 땅을 밟았다. 하지만 한국과의 첫 인연은 더 거슬러 올라간다. “대학원 시절 국제관계를 공부하는데 전공이 동북아 지역이었지요.”


그는 한국이 이스라엘과 많이 닮았다고 한다. “이런 얘기를 들은 적이 있어요. 이스라엘은 고대왕국 시절 12개 부족으로 구성돼 있었습니다. 나중에 이민족의 침략을 받아 유럽·아시아·아프리카 등 사방으로 흩어졌지요. 그런데 지금까지 단 하나의 부족만 어디로 이동했는지가 미스터리예요. 그 ‘사라진 부족’(lost tribe)의 성이 단(Dan)인데, 고조선의 시조가 단군 아닙니까. 재미있죠?”


그는 보아의 노래와 판소리를 즐겨듣고 ‘제대로 된’ 한국 음식을 좋아하는 ‘원조’ 한류 매니아다. 그래도 노래방에 갈 기회가 있으면 히브리송을 주로 부른다고 했다. 대표곡은 ‘하바 나길라’― ‘행복해집시다’란 뜻이다. 그는 이런 이야기도 했다.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이 한번은 1면에 팔레스타인 여인이 부서진 집 앞에서 망연자실하게 서 있는 사진을 실었어요. 하지만 그 집은 테러범의 작업실이었습니다. 설명에 한 줄만 추가해 줬어도 독자는 균형 잡힌 정보를 얻을 수 있었을 텐데….”


“한국인에게 하고 싶은 말”을 청했다. 그러자 그는 준비라도 해둔 듯 “혹시 ‘사브라’(Sabra)란 단어를 아십니까?” 라고 물었다. 그러고는 말을 이어갔다.


“토박이 이스라엘인을 가리키는 말이지요. 원래 사브라는 선인장의 일종인데, 겉은 딱딱하고 뾰족한 가시가 나있지만 그 열매는 아주 달콤합니다. 이스라엘인도 마찬가지입니다. 외부 환경 때문에 겉으로는 대하기가 쉽지 않지만 속은 아주 친절하고 따뜻하답니다.”


그러면서 그는 사브라로 담근 술을 한 병 건넸다. 돌아와서 한 모금 삼켜보니 과연, 초콜릿 오렌지 향이 입안을 가득 메웠다. 그가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뜻이 무엇인지 알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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