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내밀기12: 하나님의 교회의 영성5(고전 6: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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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내밀기12: 하나님의 교회의 영성5(고전 6:1-11)
유대교 회당의 전통
고린도교회는 분열과 음행에 이어서 세상 법정으로까지 소송을 가져감으로써 심하게 더럽혀지고 있었다. 이에 바울이 성도들의 송사를 세상 법정에 가져가지 말고 교회 안에서 처리하라한 것이나 음행한 사람을 출교시키라한 권면에는 두 가지 배경이 있어 보인다.
그 첫째가 유대교 회당 전통이다.
유대교 회당에는 복수의 회당장들이 있었다. 이들은 회당의 관리와 민원을
해결하는 장로들이요 판관들이었다. 이들은 예배와 교육의 책임은 물론이고, 곤장을 치게 하거나 파문을 시키는 등의 결정권을 갖고 있었다. 그들이
관리했던 회당이 예배당이자, 학교였고, 지방공회였기 때문이다. “그들이 너희를 공회에 넘겨주겠고, 그들의 회당에서 채찍질하리라”(마
10:17), “너희를 회당과 감옥에 넘겨줄 것이다”(눅 21:12), “내가 주를 믿는 사람들을 가두고 또 각 회당에서
때리고”(행 22:19)와 같은 성구들이 회당이 지방공회였음을 말해준다.
회당장들은 세 명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판결이나 증인에 필요한 최소 인원이 세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백부장이 자기 종의 병을 낫게 해주려고 가버나움의 장로들을 예수님께 보냈는데, 이들도 회당장들이었다(눅
7:3). 이들이 회당에서는 높은 자리에 앉는 자들이었고(마 23:6), 야이로는 회당장들 중 한 명이었으며(막 5:22), 바울과 바나바가
터키 남부에서 처음 선교할 때, 안식일에 유대교 회당에 들어가 설교할 수 있었던 것도 각 회당의 회당장들이 허용했기 때문이다(행 13:15).
바울은 유대교 회당 전통에 익숙한 바리새인이었고, 고린도교회 안에도 유대교에 호감을 갖고 회당에 출입했었던 헬라인들이 있었다. 또 하나님의 교회가 유대교와 전혀 무관하지 않다는 사실을 헬라인들이 잘 알고 있었고, 교회에도 회당장들에 해당되는 장로(목사)들이 있었던 만큼 세상 법정을 멀리하라는 바울의 권면이 생소한 것은 아니었을 것이다.
아가야 총독 갈리오와 고린도 법정
사도행전 18장 12절에 “갈리오가 아가야
총독 되었을 때에 유대인이 일제히 일어나 바울을 대적하여 법정으로 데리고 갔다”는 기록이 있다. 이 구절에 언급된 갈리오는 본명이 유니우스
갈리오 안나에우스(L. Junius Gallio Annaeus)로서 황제 네로의 미움을 받아 죽은 스토아 철학자 세네카의 형제로서 황제
클라우디우스 때에 아가야 총독으로 임명되어 고린도에 머물고 있었다. 고린도에서 멀지 아니한 델포이 신전에서 비문이 발굴되었는데, 주후
51-52년경 아가야 도에서 총독의 임기를 무사히 마친 갈리오에게 클라우디우스 황제가 보낸 축문이 음각된 것이었다. 이 비문은 바울의 고린도지역
선교시기와 서신들의 기록 연대를 가늠하는데 있어서 매우 귀중한 자료이다.
또 발굴된 고린도 주화를 보면, 전면에는 황제 클라우디우스(주후 41-54년)가, 후면에는 한 덩어리 바위산 아크로고린도에 세워진 육주식의 아프로디테 신전의 정면이 새겨져 있어서 신전의 규모를 가늠케 해준다.
갈리오 총독이 재임하던 때에 바울과 몇몇 그리스도인들이 유대인 폭도들에 붙잡혀 고린도 법정에 끌려갔으나 유대교 내부문제는 유대인들 스스로가 해결하라며 갈리오는 유대인들을 법정에서 몰아내버렸다. 사도행전 18장 14-15절에서 갈리오는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유대사람 여러분, 사건이 무슨 범죄나 악행에 관련된 일이면, 내가 여러분의 송사를 들어주는 것이 마땅할 것이오. 그러나 문제가 언어와 명칭과 여러분의 율법에 관련된 것이면, 여러분이 스스로 알아서 처리하시오. 나는 이런 일에 재판관이 되고 싶지 않소.” 그러자 유대인들 혹은 헬라인들이 회당장인 소스데네를 붙들어다가 법정 앞에서 때렸으나 갈리오는 상관하지 않았다. 이 사람 소스데네가 바로 고린도전서 1장 1절에서 바울과 함께 고린도교회에 문안인사를 보낸 사람이었다.
고린도 법정은 아크로고린도 방향으로 아고라(시장)에 있었다. 지금도 옛 고린도 유적지에는 당대의 법정
연단이었던 베마(Bema)가 남아 있다.
교회의 윤리수준
바울이 성도들의 송사를 세상 법정에 가져가지 말고 교회 안에서 처리하라한 것이나 음행한 사람을 출교시키라한 또 다른 배경에는 하나님의 교회에 요구되는 높은 수준의 윤리가 있다.
교회는 세상은 물론 유대교보다도 더 높은 수준의 윤리를 요구받는다. 바울 당시는 고린도뿐 아니라, 로마제국 전체의 윤리 수준이 형편없었다. 노예들과 여성들의 성적착취와 동성애는 물론이고, 잔인하고 비인간적인 일들이 비일비재했기 때문에 인권이란 것을 찾아 볼 수가 없었다. 이뿐 아니라, 민중 대다수는 생존과 힘겨운 씨름을 해야 했다. 이런 이유들 때문에 다수의 헬라인들이 토라를 엄격히 지키는 유대인들의 윤리의식을 높게 평가하였고, 그들의 회당예배에 참석할 뿐 아니라, 회당을 후원하기까지 하였다.
바울은 그리스도인들의 윤리 수준이 유대교인들보다 더 높아야 한다고 믿었다. 그런데도 그리스도인들이 회당 내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유대교인들보다 못하고, 자신들이 심판해야할 세상 법정으로까지 송사를 가져갔으니, 세상이 교회를 어떻게 보았겠는가고 물었다. 필경 사람들은 그리스도인들 중에는 작은 송사조차 해결할 사람이 없다거나 사소한 분쟁조차 스스로 해결하지 못한다는 조롱을 당할 것이라고 하였다. 또 진정한 그리스도인이라면, 차라리 억울한 일을 당하고 말지, 남에게는 피해를 입히지 않을 것이라고 하였다.
그리스도인들은 남에게 피해를 주는 자들, 곧 음란한 자, 우상 숭배하는 자, 간음하는 자, 여색을 탐하는 자, 남색하는 자, 도둑질하는 자, 탐욕을 부리는 자, 술주정하는 자, 비방하는 자, 약탈하는 자들은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가지 못한다는 것을 안다. 또 그리스도인들은 예수님의 이름과 성령님의 씻음과 거룩케 하심으로 하나님과의 관계를 회복한 자들이므로 세상보다는 훨씬 더 높은 수준의 윤리의식으로 무장해야 한다. 다만 한 가지 그리스도인들이 명심해야할 것은 교회가 현대사회 속에서 더 이상 법정 역할을 할 수 없다는 점이다. 교회법이 형법과 민법의 하위법으로 취급되고 있고, 사생활권과 인권의 보장이 한층 강화된 현대사회에서는 개인의 명예가 훼손되지 않아야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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