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강51]새 언약 백성의 새 나라의 전망6(행 28: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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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강51]새 언약 백성의 새 나라의 전망6(행 28:1-29)
몰타 주민에게 복이 된 바울
276명이나 되는 많은 사람들 가운데 단 한 사람도 상하지 아니하고 무사히 한 섬에 내렸는데, 알고 보니, ‘멜리데’라 불린 오늘날의 몰타공화국이었다. 이 ‘몰타’는 시실리 섬에서 남쪽으로 100KM, 북아프리카로부터는 약 340KM나 떨어진 곳에 위치하고 있는 고도였다. 길이가 36KM, 폭 17KM의 ‘피난처’란 뜻을 가진 작은 섬이다. 오늘날 몰타 인구는 39만 명 정도이고, 그 중 98퍼센트가 가톨릭신자들이다. 언어는 몰타어와 영어를 사용한다. 제1차 세계대전이후 1964년까지 영국이 지배했던 곳이어서 영어가 공용어로 쓰인다. 기후는 온화하지만, 여름엔 뜨겁고 건조하다가 겨울에 비가 온다. 사막화가 진행되고 있어서 마실 물이 부족하다고 한다.
바울 일행은 이 섬에서 3개월간 과동하였다. 섬사람들은 친절했고 호의적이어서 바울 일행에게는 더없이 고마운 분들이었다. 276명이나 되는 많은 사람들의 숙식문제가 섬사람들 덕분에 해결되었다. 그러나 바꿔놓고 생각해보면, 이 섬사람들은 복 받은 사람들이었다. 주민의 98퍼센트가 그리스도인인 것에서 보듯이, 그들은 바울과 누가와 아리스다고를 통해서 천국복음을 듣게 되었고, 병 고침도 받았다. 주거니 받거니, 가는 정 오는 정이 풍성했던 것을 볼 수 있다. 섬사람들은 죽다가 산 276명의 사람들에게 물자를 공급하였고, 바울은 그들에게 영적인 복과 신령한 복으로 덕을 끼쳤다. 헬라인들은 유대인들로부터 영적인 축복을 받았고, 헬라인들은 가난한 유대인들을 물질로 도왔던 경우와 다를 게 없다. 물질적인 도움을 받고 영적인 도움을 주고, 영적인 도움을 받고 물질적인 도움을 주는 것이 지금까지 교회를 통해서 이뤄지고 있는 일이다.
성경에 소개된 대부분의 기적이나 능력 행함은 복음이 전파되기 위해서 증거적으로 또는 표적으로 나타난 것들이다. 복음을 전하는 자가 하나님의 보내심을 받은 종이란 사실과 그가 전하는 말씀이 하나님의 뜻이라는 것을 입증하기 위한 것들이었다. 그래서 신약성서는 능력 행함을 기적의 근원으로, 이적 또는 이사(놀람)를 기적의 결과로, 표적을 기적의 목적으로 설명한다. 여기서 표적이란, 앞에서 언급한 대로, 복음을 전하는 자가 하나님의 보내심을 받은 종이란 사실과 그가 전하는 말씀이 하나님의 뜻이라는 사실을 입증하는 것을 말한다. 따라서 바울이 독사에 물리고서도 아무런 일도 생기지 아니한 것이나, 섬에서 제일 높은 보블리오(Publius)의 부친의 열병과 이질을 고친 것이나 섬사람들의 병을 고친 것들이 다 살아계신 하나님의 복음이 전파되기 위해서 나타난 표적이었다. 그러니까 성경에서는 병 고침이나 능력 행함 그 자체에 의미를 두고 있는 것이 아니라, 그 같은 능력 행함은 복음전파를 위한 하나의 방법이나 수단에 불과했다는 뜻이다. 물론 병으로 억눌린 자들을 해방시킨다는 구원의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육체의 해방보다는 궁극적으로 영적인 해방에 더 큰 무게를 두고 있는 것이다. 아무튼 바울 일행이 직면했던 위기와 역경은 몰타 주민들에게는 복이 되었다. 위기가 또 다른 기회를 만들었던 것이다. 그리스도인들은 가는 곳마다 머무는 곳마다 어둠을 빛으로, 혼돈을 질서로, 죽음을 생명에로 바꾸는 살림의 일, 빛의 일, 생명의 일을 한 것을 볼 수 있다.
로마에 도착한 바울
그리스신화에 ‘디오스쿠로이’(Dioskouroi)라 불리는 쌍둥이 형제가 나온다. 이들은 제우스의 아들들이다. 이들 형제의 이름이 카스토르(Castor)와 폴룩스(Pollux)인데, 로마시대의 사람들은 이 두 소년을 묶어서 ‘게미니’(Gemini) 즉 쌍둥이라고 불렀다. ‘게미니’는 영어발음으로 ‘제머나이’ 혹은 ‘제머니’라 불리고, 우리말로는 ‘제미니’라고 불린다. 1960년대에 시작된 미국의 유인 위성 계획 ‘제미니 플랜’에 이 이름이 붙은 것은 인공위성에 태울 사람의 수가 2명이었기 때문이다.
이들 쌍둥이 형제는 뱃사람들로부터 순풍을 비는 제물을 받고, 그 대신에 조난당한 사람들을 구해주는 뱃사람들의 수호신이었다. 신화에서는 제우스가 그들을 쌍둥이 별자리로 만들었다고 적고 있다. 이 쌍둥이 형제는 보통 투구를 쓴 채 창을 쥐고 말을 탄 2명의 젊은이로 표현되며, 초기의 로마 동전에 그들의 초상이 새겨져 있다고 한다.
몰타에서 3개월간 겨울을 보낸 후 바울일행이 알렉산드리아 배를 타고 로마로 향하게 되었는데, 이 배의 기호가 앞서 설명한 ‘디오스쿠로이’ 즉 선원들의 수호신 쌍둥이 형제였던 것이다. 뱃머리에 ‘디오스쿠로이’란 글자나 초상이 새겨져 있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아무튼 바울 일행은 이 배를 타고 시실리의 수라구사(Syracuse)에 도착하여 그곳에서 사흘을 머물다가 이태리 본토 최남단에 위치한 레기온(Rhegium)에 이르렀고, 다시 레기온에서 남풍에 의지하여 340km 떨어진 보디올(Puteoli)에 도착할 수 있었다. 보디올에 도착한 바울은 상당한 자유를 누릴 수 있었다. 죄수였음에도 불구하고 바울은 이곳 보디올에서 7일 동안이나 성도들을 만나 교제할 수 있었는데 백부장의 배려가 컸던 것 같다. 보디올에서 7일을 머문 후 바울 일행은 드디어 로마로 향하게 되었다. 만 4년 전에 보낸 로마서를 읽었을 로마의 그리스도인들은 바울이 온다는 소식을 듣고 맞이하기 위해서 로마로부터 무려 68km나 떨어진 압비오 광장(Forum of Appius)과 세 개의 숙소란 뜻을 가진 트레이스 타베르네(Tree Taverns)까지 마중을 나왔다. “바울이 그들을 보고 하나님께 감사하고 담대한 마음을 얻었다”(15절)고 하였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한편으로는 엄청난 고통이요, 다른 한편으로는 지극한 하나님의 은혜였다. 시련이 클수록 하나님의 은혜도 큰 법이다. 죄 많은 곳에 은혜가 많다는 말처럼, 고난이 크면 클수록 하나님의 은혜도 큰 법이다. 로마방문을 계획했었지만, 2년이 조금 넘도록 억울한 옥살이를 하였고, 네로황제로부터 공정한 재판을 받고자 죄수의 몸으로 이끌려왔지만, 자신의 뜻대로 배를 움직일 수 없었고, 따라서 14일간이나 밤낮 죽음의 바다에서 표류하다가 하나님의 은혜로 구사일생하였다. 또 얼마나 오랫동안 로마의 옥중에 갇혀 지내야할지도 모른 상태이고, 처음 방문하는 로마에 대한 기대와 설렘과 불안으로 가득했을 바울을 보겠다고, 일면식도 없는 성도들이 또 누구로부터 소식을 들었는지, 일백칠십 리 길을 멀다않고 마중 나왔을 때, 바울은 그들을 본 순간 그 숫한 고생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면서 뜨거운 눈물이 눈가에 이슬처럼 맺혔을 것이다. 살려주신 것도 고마운데, 일면식도 없는 그리스도인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게 하신 하나님께 대한 감사와 기쁨이 넘쳤을 것이고, 하나님께서 함께 하고 계신다는 확신에 찼을 것이다.
로마의 셋집에서 복음을 전한 바울
16절 이하는 바울 일행이 로마에 도착해서부터 무죄로 풀러날 시점까지의 기록이다. 총16절밖에 안 되지만 무려 2년 동안의 일을 적은 글이다. 바울은 미결수였기 때문에 로마에서 연금 상태로 지냈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집안에서의 자유는 허용 받았던 것 같다. 바울은 자기 부담으로 구입한 셋집에서 파견된 병사 한명과 함께 지냈다. 학자들은 병사와 바울의 손이 쇠사슬에 함께 묶여 있었다고 하지만, 사도행전에는 그런 설명이 없다.
학자들은 바울이 이런 연금 상태로 2년 정도를 지내다가 풀려났다고 본다. 유명한 고고학자였던 렘세이는 고소자들이 로마에 와서 고소내용을 진술해야 할 법정기간이 1년 6개월이었고, 석방수속에 걸리는 시간이 대략 6개월 정도라고 보았다. 그런데 바울을 기소했던 유대인들은 비용과 시간도 그렇고 또 이 사건을 네로 황제 앞에까지 가져가는 것이 자신들의 신상에 좋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아래 로마에 나타나지 않았을 것으로 본다. 로마법은 패소한 고소자들을 매우 거칠게 다뤘으며, 특히 남을 무단히 괴롭히고자 한 경우는 더욱 그러했다고 한다. 오늘날에도 무고죄는 그 형벌이 상당히 무겁다. 함부로 남을 고소하게 되면 자칫 무고죄에 걸려 수년간 철장신세를 질 수도 있다. 아무튼 바울은 예루살렘에서 체포된 이후로 총 4년간의 억울한 옥살이를 하였다. 경비도 많이 들었을 것이고, 계획했던 선교여행도 연기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 기간이 그에게 결코 무익한 시간만은 아니었다. 그 이유는 바울의 나이가 이미 당시 보통사람들의 기대수명을 넘긴 50대 중반이었고, 잠시도 쉬지 않고, 앞만 보고 달렸기 때문에 충분한 재충전이 필요한 때였다. 제1,2,3차 선교여행 때의 바울개인의 정황이 고린도후서 11장 23-28절에 밝혀져 있는데, 여기서 바울은 다음과 같이 고백하였다.
나는 수고도 더 많이 하고, 감옥살이도 더 많이 하고, 매도 더 많이 맞고, 여러 번 죽을 뻔하였습니다. 유대 사람들에게서 마흔에서 하나를 뺀 매를 맞은 것이 다섯 번이요, 채찍으로 맞은 것이 세 번이요, 돌로 맞은 것이 한 번이요, 파선을 당한 것이 세 번이요, 밤낮 꼬박 하루를 망망한 바다를 떠다녔습니다. 자주 여행하는 동안에는, 강물의 위험과 강도의 위험과 동족의 위험과 이방 사람의 위험과 도시의 위험과 광야의 위험과 바다의 위험과 거짓 형제의 위험을 당하였습니다. 수고와 고역에 시달리고, 여러 번 밤을 지새우고, 주리고, 목마르고, 여러 번 굶고, 추위에 떨고, 헐벗었습니다. 그 밖의 것은 제쳐놓고서라도, 모든 교회를 염려하는 염려가 날마다 내 마음을 누르고 있습니다.
이 글은 바울이 제3차 선교여행 중에 기록한 글이다. 이후로 예루살렘에 갔다가 체포되어 유대총독부 감옥에서 2년간 옥살이를 하였고, 로마로 가던 중에 바다에서 14일간이나 폭풍 중에 표류하였다. 그리고 로마의 셋집에서 2년간 연금 당하였는데, 이 또한 바다여행으로 상할 때로 상한 몸을 추스를 수 있는 회복의 시간이었다. 바울은 비교적 자유롭게 찾아오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복음을 전할 수 있었고, 함께한 사역자들을 통해서 간접사역을 진행시킬 수 있었다. 이 모든 것이 위기를 기회로 바꾸시며, 어둠을 빛으로, 혼돈을 질서로, 죽음을 생명으로 바꾸시는 하나님의 섭리요, 은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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