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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롬강9]우상숭배(롬 1: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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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동호
댓글 0 조회 12,754 2011.05.07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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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롬강9]우상숭배(롬 1:21-23)

우상의 정의

하나님은 우상숭배를 가장 싫어하신다. ‘우상을 만들거나 숭배하지 말라’가 십계명의 제1-2계명에 있는 것을 보아도 알 수 있다. 바울은 로마서 1장 21-23절에서 인간의 문제가 하나님을 섬기지 못하게 하는 우상의 마법에 있다고 하였다. 사람들에게 마법을 걸어 하나님의 영광을 찬탈하는 우상은 과연 무엇인가?

첫째, 우상은 피조물을 신격화한 것이다. 하나님의 영광을 빼앗는 것이다. 2천 년 전 그리스 로마시대에는 신(神)들이 무려 3만이 넘었다고 한다. 이들 신들은 대부분 보통명사들을 신격화한 것들이다. 예를 들면, 번개는 제우스(Zeus), 지하세계는 하데스(Hades), 태양은 헬리오스(Helios), 지혜는 아테나(Athena), 승리는 니케(Nike, 나이키), 정욕은 에로스(Eros), 폭력은 비아(Bia), 권력은 크라토스(Cratos), 영혼은 프시케(Psyche), 아름다움은 카리스(Charis) 등이었다.

둘째, 우상은 어떤 이념, 편견, 가치관, 세계관 등을 절대시한 것이다. 철학자 베이컨은 코드가 맞는 사람들의 편견을 절대시하는 종족우상, 우물 안처럼 좁은 동굴에 갇혀 넓은 세계를 경험하지 못한데서 생긴 편견을 절대시하는 동굴우상, 연극을 보면서 허구에 미혹되듯이 잘못된 논증이나 학설에서 생긴 편견을 절대시하는 극장우상, 시장에서 조심성 없이 주고받는 여론에서 생긴 편견을 절대시하는 시장우상을 언급한바 있다. 역사가 아놀드 토인비는 변화를 거부하면서 일시적인 우월성이나 창조성을 항구적인 것으로 착각하는 교만을 우상이라고 하였다.

셋째, 우상은 소유를 신격화한 것이다. 에리히 프롬은 이익창출을 위한 수익성, 공리성, 실용성이 우상이 되고, 시장경제가 전지전능한 신(神)처럼 숭배되는 것을 산업종교라 불렀고, “산업종교에서의 신성함은 오직 노동, 재산, 이익, 권력뿐이다.”고 하였다. 에리히 프롬은 <소유냐 삶이냐>(김제 옮김, 두풍)에서 “우상이란 우린 자신이 만들고 우리 자신의 힘을 투영시켜서 우리 자신을 메마르게 하는 하나의 ‘사물’이다.”고 하였다. 또 “우상은 하나의 사물이기 때문에 나는 그것을 ‘소유’할 수 있고, 마찬가지로 내가 그것에 복종함으로써 그것은 나를 소유하게 되는 것이다.”고 하면서 “구약성서의 하나님은 무엇보다도 우상을 부정하는 하나님, 사람이면 누구나 가질 수 있고 소유할 수 있는 신(神)을 (그런 값싼 신을) 부정하는 하나님이시다.”고 하였다. 인간이 손에 넣어서 소유할 수 있는 것이면, 그것은 결코 하나님이 될 수 없다. 에리히 프롬에 따르면, “인간적인 능력을 발휘케 하여 인간의 발전을 촉진시키는 종교”는 존재 중심의 순교자적 종교로써 나눠주고 나눠 갖는 참 신(神)을 섬기는 종교인 반면, “인간의 성장을 마비시키는 종교”는 소유 중심의 영웅적 종교로써 약탈하고 강요하는 거짓종교이다. 따라서 존재 중심으로 사느냐, 소유 중심으로 사느냐에 따라 참과 거짓으로 구분될 수 있다. 하나님을 믿는다고 말하면서 사랑과 나눔의 방식으로 살지 않고 권력이나 명예 또는 재산의 소유를 숭배한다면 그것은 명백한 우상숭배란 것이 에리히 프롬의 주장이다(박찬국, <에리히 프롬과의 대화> 철학과 현실사). 아놀드 토인비는 역사적으로 우상숭배에는 반드시 업보(네메시스)가 따랐다고 경고하였다.

우상의 마법

바울은 로마서 1장 21-23절에서 인간의 문제가 하나님을 섬기지 못하게 하는 우상의 마법에 있다고 하였다. 사람들의 판단을 흐리게 만드는 우상의 마법은 과연 무엇인가? 신학자 하비 콕스는 <세속 도시>에서 세 가지 우상의 마법을 설명하였다. 첫째, 자연(피조물)을 숭배대상으로 삼게 하는 것; 둘째, 통치자의 권력을 신성시하게 하는 것; 셋째는 유한한 가치를 절대시 하게 하는 것을 우상의 마력으로 보았다. 따라서 십계명의 제1-2계명, “너는 나 외에는 다른 신들을 네게 있게 말라.”는 계명은 하나님을 자연으로부터 구별시키고, 인간을 자연의 마력에서 깨어나게 하는 것이며, 만인을 하나님 앞에 평등하게 하는 것이고, 인간을 정치권력의 족쇄와 편협하고 폐쇄적인 가치관과 세계관으로부터 해방시키는 것이라고 하였다. 하비 콕스는 인간이 이런 우상의 마법에서 벗어나는 것을 일컬어 세속화라고 불렀다.

지금 이 세속화가 거세게 일고 있는 지역이 중동이다. 중동과 북아프리카의 여러 나라들은 이슬람종교를 국교로 믿는 국가들로써 오랜 기간 동안 강력한 독재 철권정치아래 놓여 있었다. 북아프리카 튀니지의 한 노점상 청년의 분신자살로 시작된 민주화시위는 인근 알제리, 리비아, 이집트로 확산되었고, 예멘, 바레인, 시리아로 번졌다. 이는 1970년 11월에 청계천 소재 봉재공장들에서 일하는 열악한 노동자들의 인권회복, 즉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 근로기준법을 지켜 달라”며 분신자살한 전태일 사건이 도화선이 되어 대한민국에 노동운동이 시작되었던 것과 유사하다. 전태일 사건이 소유숭배, 맘몬숭배라는 우상의 마법에서 벗어나고자 했던 노동운동이었다면, 작금의 중동사건은 권력숭배라는 우상의 마법에서 벗어나려는 민주화운동이다.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가볼 수 있다면, 먼 과거로 갈수록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자연의 마법에 걸려 있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 당시 사람들은 계곡과 수풀 속은 물론이고, 물속과 공기 중에 귀신들로 가득하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지금도 무당과 심령술사들, 심지어 김기동의 귀신론을 따르는 일부 기독교인들이 그렇게 믿고 있다.

기독교가 지중해연안 세계의 국교가 되기 전까지만 해도 유럽인들은 3만이 넘는 우상들을 믿었고, 각종 신전들을 세워 제물을 바쳤다. 동양인들은 아직까지도 바위나 나무에 소원을 빌기도 하고, 강이나 바다에 혹은 나무에 제물을 바치기도 한다. 그로 인해서 정령들을 숭배하고 굿을 하는 무교가 생기고, 다신론과 범신론이 나왔다. 또 조상신을 섬기는 유교와 돌부처에 절하는 불교가 성행하였다. 유교와 불교의 본래 의도가 조상신을 섬기고 돌부처에 소원을 비는 데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무교와의 혼합을 뿌리치지는 못했다. 기복종교인 무교는 마치 매캐한 연기처럼 틈만 있으면 어디든 비집고 스며들어 사람들의 영혼에 호흡곤란을 일으켜왔다. 동일한 사상과 주술적 행동들이 미주대륙의 인디언들과 아프리카대륙의 흑인들에게도 있었다. 그들은 존재하는 것에는 무엇에든지 사람들을 괴롭히거나 돕는 잡신들이 있다고 믿었다. 이 잡신들을 조종하고 이용하여 그들의 마력으로 병을 고치고 원한을 산 가문이나 부족의 원수를 갚는 데 쓰기를 원하였다. 이런 주술적 마법이 사람이 사는 곳이면 어디에든 있었다. 지구촌의 모든 사람들이 이 주술적 마법에 걸려있었다.

마법의 해독제

이 주술적 마법에서 제일 먼저 깨어난 민족이 히브리민족이다. 그 증거가 출애굽기 20장 3-5절이다. “너는 나 외에는 다른 신들을 네게 두지 말라. 너를 위하여 새긴 우상을 만들지 말고, 또 위로 하늘에 있는 것이나 아래로 땅에 있는 것이나 땅 아래 물속에 있는 것의 어떤 형상도 만들지 말며, 그것들에게 절하지 말며, 그것들을 섬기지 말라.” 이 말씀에 근거해서 신학자 하비 콕스는 히브리인들을 우상의 마법에서 벗어나게 한 해독제가 무엇인지를 밝혀냈다.

첫째, 창조신앙이다. 성경의 창조이야기는 자연에 대한 두려움에서 인간을 해방한다. 절대자 하나님이 우주를 창조했다는 믿음은 이 자연세계를 피조물로 인식하게 하며, 자연의 마법에서 인간을 해방한다.

둘째, 출애굽 사건이다. 히브리인들의 이집트 대탈출사건은 정치권력의 신성화 혹은 절대화에 대한 거부로 나타났다. 구약의 예언자들이 창조주 하나님의 이름으로 왕들 앞에 당당하게 맞섰던 것처럼 권력의 마법에서 인간을 해방한다.

셋째, 시내산 계약이다. 시내산 계약은 하나님만을 최고의 가치로 믿고 섬긴다는 약속이다. 따라서 시내산 계약은 인간을 가치의 마법에서 해방한다. 하나님이 우상숭배를 거부하시는 것은 종교문화적인 우상들에 궁극적이고 절대적인 가치가 없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 때문에 성경에는 신화도 없고, 여신도 없고, 마력적 인간의 전설과 동물의 우화가 없다.

하나님이 시내산 언약으로 주신 ‘우상숭배하지 말라’는 계명은 인간사회에 과학기술문명을 가능케 하였고, 민주주의를 꽃피우게 하였다. 이뿐만 아니라, 물질숭배의 마법에서 풀려나게 하였다. 하나님만이 절대 가치이고, 절대 권력이다. 나머지는 다 피조물이기 때문에 그것이 사탄이든, 귀신이든, 천사든, 재물이든, 권세든, 명예든 모두 다 일시적이고 잠정적인 가치에 불과하다. 그러므로 하나님이외의 것에 가치를 두는 것은 우상숭배이다. 이 우주상에 예배를 받으실 분은 창조주 야훼 하나님 한분뿐이시다. 하나님이외의 것은 영이든 육이든 물질이든 다 피조물에 불과하기 때문에 숭배의 대상이 못된다. 물욕, 명예욕, 권세욕, 소유욕은 모두가 다 우상숭배이다. 모든 권세와 명예는 다 하나님의 것이며, 모든 물질 또한 그것을 지으신 하나님의 것이다. 하나님의 것을 하나님께 돌려드리는 정신, 이것이 ‘우상숭배하지 말라’는 십계명의 정신이다.

‘우상숭배하지 말라’는 계명을 오해하여 잘못 실천하는 대표적인 케이스가 유대교와 유대주의이다. 목욕물과 함께 갓난아기를 내다버리듯이, 우상과 함께 하나님의 인본주의를 내다버린 잘못된 신본주의이다. 우상을 내좇고 그 자리에 자위적 울타리법과 관습법을 앉힌 잘못된 율법주의이다. 인간이 우상과 그 마법에서 벗어나는 과정을 세속화 혹은 비신화화라 부르고, 세속화를 지향하는 인본주의를 세속주의라 부른다. 대표적인 세속주의가 무신론에 입각한 세속인본주의이다. 목욕물과 함께 갓난아기를 내다버리듯이, 우상과 함께 하나님까지 내다버린 잘못된 세속주의이다. 하나님을 내좇고 그 자리에 인간의 이성과 과학기술을 앉힌 인간에 대한 지나친 낙관론이 불러온 잘못된 세속주의이다. 그러므로 우리가 지향해야할 것은 인본주의에 기초한 신본주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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