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의 피(행 2:3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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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피(행 2:30-32)
피는 늑골, 두개골, 척추에 있는 골수에서 만들어진다. 뼈는 평생에 약 500kg이상의 피를 만들어낸다고 한다. 이 피가 붉은 색을 띠는 이유는 적혈구 때문이다. 피는 사람의 체온보다 1-2도 정도 높은 섭씨 38도이다. 피 속에는 단백질이 녹아있어서 물보다 5배나 점성이 높고, 그래서 끈적끈적하다.
우리 몸에는 약 4-6 리터의 피가 흐르고 있다. 이 피를 몸 구석구석으로 순환시키는 것은 심장의 펌프질이다. 동맥을 흐르는 깨끗한 피는 폐로부터 산소를 공급받고, 위장으로부터 영양분을 공급받아 온몸의 세포로 배달한다. 동시에 피는 세포가 반납한 노폐물을 받아 정맥을 통해서 운반하는데, 이산화탄소는 폐로 운반하여 배출시키고, 찌꺼기는 신장으로 운반하여 오줌으로 배출시킨다. 몸속 안쪽에서 흐르는 동맥의 피가 붉고 깨끗한 이유와 몸 바깥쪽으로 흐르는 정맥의 피가 검붉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사혈이나 부항을 통해서 빠져나오는 피가 검붉은 이유는 정맥을 흐르는 피에 이산화탄소가 많아서 그렇다. 눈에 보이는 피부에 있는 핏줄이 정맥이다.
피는 혈구와 혈장으로 나눠지는데 혈구란 골수에서 만들어진 적혈구, 백혈구, 혈소판을 말하고, 전체 피의 절반을 차지한다. 혈장은 혈액의 반 이상을 차지하는 물 성분을 말한다. 혈장 속에는 생명 유지에 꼭 필요한 전해질(電解質), 영양분, 비타민, 호르몬, 효소 그리고 항체 및 혈액응고인자 등 중요한 단백 성분들이 들어 있다.
우리 몸의 피가 붉게 보이는 것은 적혈구 때문이다. 한 방울의 피에 대략 3억 개의 적혈구가 있고, 적혈구 한 개당 약 3백만 개의 철 성분을 가진 헤모글로빈이 있다. 그러니까 한 방울의 피에 900조 개의 헤모글로빈이 들어있는 셈이다. 적혈구가 모자라면 빈혈이 생긴다.
백혈구는 우리 몸에 침입한 세균, 바이러스 등에 대항하여 이들을 제거하는 우리 몸의 방위군에 해당된다. 백혈구 중 약 3분의 2 정도는 세포 안에 아주 작은 알갱이들을 가지고 있는 과립구이다. 이들은 박테리아가 침입한 곳으로 달려가서 침입자들을 잡아먹는다. 이런 이유 때문에 혈관이 막혀서 혈액순환이 안 되게 되면, 피가 돌지 못한 그 부분이 세균에 침입을 받아 썩게 된다.
혈소판은 피를 멎게 하는 일을 한다. 상처가 났을 때 혈소판은 손상된 혈관 벽에 붙고, 혈소판끼리 서로 엉겨 붙어서 혈액응고를 일으켜 피를 멎게 한다. 골수에 병이 생겨 혈소판을 잘 만들지 못하면 심한 출혈로 고생할 수 있다.
혈액응고는 상처 부위에서 혈소판과 함께 서로 도우며 혈액응고를 일으켜 피를 멎게 한다. 혈소판 또는 혈액응고인자가 모자라면 출혈이 일어나도 피가 잘 멎지 않게 된다. 혈우병은 제8 또는 제9혈액응고인자가 결핍되어 생기는 병이라고 한다.
이처럼 피는 우리 몸에서 산소와 이산화탄소, 영양물질, 호르몬, 노폐물 등을 운반하고, 상처부위에서 피를 멎게 하며, 병원균의 침입을 막고, 체온을 유지시키는 등 생명유지에 절대적인 일을 수행한다.
피는 생명유지에 절대적이다. 그 피를 만드는 공장이 골수이다. 골수가 피를 잘 만들게 하려면, 뼈가 건강하고 튼튼해야 하는데, 숙지황과 하수오라는 약초가 조혈효과에 뛰어나다고 한다. 칼슘을 비타민 D와 함께 매일 보충하는 것도 조혈효과를 돕는 일이고, 영양식과 맑은 공기도 중요하다.
먹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몸 안의 장기들이 각자의 역할을 충분히 하도록 돕는 일이다. 우리 몸은 버려두면 망가지기 때문에 잘 관리해줘야 한다. 인체구조보다 더 복잡한 기계가 세상에 아마 없을 것이다. 아무리 많은 부속과 복잡한 시스템을 갖춘 우주왕복선이라 할지라도 인체구조보다 더 세밀하고 복잡하지는 못하다. 이런 복잡한 조직에 고장이 나면, 인체수리공인 의사에게 수리를 맡겨야 하지만, 치료가 안 되면 죽을 수도 있다.
몸의 부속들이 잘 돌게 하려면 닦고 기름 치고 조여 줘야 한다. 거름 주고 물주고 햇볕을 받게 해야 식물이 튼튼하게 자라서 열매를 맺듯이 적당하게 먹고 적당하게 운동을 해줘야 한다. 그래야 장기들이 각자의 역할을 잘 수행할 수 있다. 숨이 조금 가쁘게 하는 운동이 좋다는 것은 심장의 펌프질에 힘이 실려야 몸의 구석구석까지 피를 돌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신체건강은 특히나 관심과 사랑과 희생을 먹고 유지된다. 모든 조직이 다 마찬가지이다. 가정이란 조직도, 교회라는 조직도, 직장이라는 조직도, 사회라는 조직도, 국가라는 조직도, 세계라는 조직도, 이 지구도, 우주까지도 관심과 사랑과 희생을 먹어야 건강하게 유지된다. 이것이 하나님의 섭리요 하나님의 경륜이다. 이것을 솔선해서 보여주신 것이 하나님의 십자가의 사건이다.
모든 생명은 관심과 사랑과 희생을 먹고 건강이 유지된다. 특히 생명에 절대적인 피는 한 방울도 그냥생기지 않는다. 음식물의 희생을 먹고 만들어진다. 음식물은 우리 몸속에서 찌꺼기가 되어 배출될 때까지 절구통인 입안에서 이빨에 으깨어지고 위액에 녹아지고 걸러지고 쥐어짜지고 각종 성분이 함유된 엑기스는 흡수되어 피를 만들고 찌꺼기는 배출된다. 음식물의 이런 희생을 통해서 우리 몸의 건강이 유지되고 있다.
생명체가 희생을 먹고 자라는 것은 만물의 철칙이다. 길가에 민들레도 빗물에 온 몸이 잘게 부서지고 땅속으로 스며든 강아지 똥의 눈물겨운 희생을 먹고 꽃봉오리를 맺고, 아름다운 꽃을 피운다고 권정생 선생은 노래했다.
김효숙 사모님의 십자가 조각품들은 다섯 곳에 깊은 상흔을 가진 손과 발과 몸뚱이를 묘사한 목 아래 부분과 이들의 눈물겨운 희생을 먹고 자란 생명의 씨앗들이 월계관처럼 묘사된 머리 부분으로 나눠지는 것이 특징이다. 온몸을 희생하여 생명의 씨앗들을 만들어내신 그리스도의 고귀한 희생을 형상화한 것이다.
생명은 아름답지만, 그것은 매서운 추위의 면돗날로 제 몸을 다듬고, 부서지고 불에 타면서, 버려지고 피 흘리면서 잉태된다고 김남조 시인은 노래하였다. 그러므로 희생과 생명의 연결고리를 모르는 사람, 그래서 “금가고 일그러진 것을 사랑할 줄 모르는 이는 친구가 아니다. 상한 살을 헤집고 입 맞출 줄 모르는 이는 친구가 아니다.”고 김남조 시인은 “생명”에서 노래하였다.
피는 생명이다. 그래서 유대인들은 피를 먹지 않는다. 피를 먹지 않는다는 것은 피는 물론이고 피가 묻거나 섞인 고기는 먹지 않는다는 뜻이다. 그 이유는 “그 피는 먹지 말라. 피는 그 생명인즉, 네가 그 생명을 고기와 함께 먹지 못하리라”는 신명기 12장 23절의 계명 때문이다.
피는 생명이기 때문에 몸에서 피가 잘 만들어지고 또 만들어진 피가 잘 돌아야 생명이 유지된다. 동식물은 물론이고, 크고 작은 인간의 조직들도 피가 만들어지고 피가 돌아야 생명이 유지된다. 피는 눈물겨운 희생이 만들고, 조직의 왕성한 활동이 몸에서 피를 돌게 한다. 그러므로 눈물겨운 희생과 왕성한 활동이 가정과 교회의 생명을 유지하는 것은 물론이고, 회사와 국가도 조직원의 희생과 활동으로 생명이 유지된다. 이것이 하나님의 섭리요 하나님의 경륜이다. 이것을 잘 보여준 것이 십자가의 사건이다.
피가 돌아야 조직이 산다. 인체조직은 피가 돌지 않으면 살이 썩는다. 마찬가지로 인간 조직도 작게는 가정과 교회, 크게는 국가사회조차도 피가 돌지 않으면 부패한다. 영적으로는 그리스도의 눈물겨운 희생이 우리 영혼에 필요한 생명의 피를 조혈하고, 하나님의 활동이 그리스도의 생명의 피를 돌게 하여 영생에 이르게 한다. 사도행전 2장 30-32절에서 베드로는 그가 행한 생애 첫 설교에서, “그는 선지자라. 하나님이 이미 맹세하사 그 자손 중에서 한 사람을 그 위에 앉게 하리라 하심을 알고, 미리 본 고로 그리스도의 부활을 말하되, 그가 음부에 버림이 되지 않고, 그의 육신이 썩음을 당하지 아니하시리라 하더니, 이 예수를 하나님이 살리신지라. 우리가 다 이 일에 증인이다.”고 선포하셨다. 그리스도는 인간의 영혼에 생명의 피를 제공하기 위해서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여 십자가에 못 박히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분의 육신이 썩지 않았다는 것은 하나님이 그리스도의 죽은 육체에 생명의 피가 돌게 하였다는 뜻이다. 동일한 원리로 그리스도께서는 십자가에 못 박히심으로 생명의 피를 인간들에게 제공하시고, 하나님은 그 은혜로 인하여 믿음으로 말미암아 그리스도의 생명의 피를 수혈 받은 자들의 영혼에 그리스도의 피를 돌게 하시고, 그 피로 죄를 씻어 영생에 이르게 하신다. 같은 원리로 우리 인간들도 희생함으로 조직에 필요한 피를 조혈하고 활동에 참여함으로 그 피를 돌게 하여 생명을 살리고 조직을 살리는 고귀한 일을 할 수 있다.
이 사실을 깊이 깨닫고 실천한 사람들 가운데 한 사람이 톨스토이이다. 톨스토이는 하나님께서 사람에게 주신 가장 큰 선물이 사랑이고, 사람에게 가장 크게 필요한 것도 사랑이라고 하였다. 톨스토이의 사랑은 희생이 결합된 아가페 사랑이다. 그러므로 그가 말한 사랑은 받는 사랑이 아니라, 베푸는 사랑이었다. 사랑은 좋은 것이고, 또 모든 사람들이 찾는 것이지만, 문제는 사람들이 원하는 그것을 얻지 못하는데 있다. 그 이유는 사랑을 베풀지 않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사랑을 받고 싶어하다보니까, 받으려고만 하고 베풀려고 하지 않는다. 그러나 베풀지 않는 사랑, 희생이 없는 사랑은 참 사랑이 아니다. 그러므로 사랑을 받는 최고의 방법은 사랑을 베푸는 것이다. 사랑을 베푸는 자가 사랑을 되돌려 받는다. 이것을 솔선해서 보여준 것이 하나님의 십자가의 사건이다.
피는 생명이다. 그리스도는 피를 흘려 생명들을 살림으로써 사람들로부터 칭송과 예배를 받고 계시다. 희생과 활동은 사람을 살리고 조직을 살린다. 사람이 살고 조직이 살면 그 영광은 고스란히 사랑을 베푼 자에게 돌아온다. 우리의 희생은 조직의 생명인 피를 조혈하고, 우리의 왕성한 활동은 조직에 피를 돌게 만든다. 조혈이 되고, 피가 돌게 되면 생명의 역사는 일어난다. 이로써 우리는 하나님을 본받고 그리스도를 본받아 살림의 일을 하는 자가 된다. 피가 만들어지지 않고, 피가 돌지 않으면 그 조직은, 그것이 인체가 되었든지, 가정이 되었든지, 교회가 되었든지, 직장이 되었든지, 국가가 되었든지, 그 조직은 필연코 썩어 죽게 된다. 한 분 그리스도의 희생이 가져온 엄청난 살림의 열매들을 기억하자. 그리스도께서 흘리신 피는 우리를 죄로부터 사함 받고 지옥의 형벌을 면케 한 값으로 매길 수 없는 소중한 피요, 목숨을 살린 피였다. 성도들에게 그리스도의 보혈의 은총이 충만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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