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춰졌던 세계(마 13:4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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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춰졌던 세계(마 13:44-46)
비밀한 세계
헬라인들은 눈에 보이는 물질(現象)세계를 그림자와 어둠의 세계로 보았고, 이 너머에 빛과 실재세계인 이상(理想)세계가 있다고 보았다. 신화에서는 죽음너머 깊은 지하세계에 낙원의 들판인 샹젤리제(엘리시온)가 있다고 보았다. 중국 사람들은 복사꽃이 핀 무릉도원의 봄을 유토피아로 보았고, 유럽 사람들은 농경의 신(神)인 사투르누스의 영원한 봄의 정원인 아르카디아를 유토피아로 보았다. 신약성서는 예수님 재림 때 나타날 새 하늘과 새 땅을 진정한 낙원으로 보고 있다(계 21-22장). 바울은 주후 40년경 어떤 성도가 “셋째 하늘”인 “낙원에 이끌려가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사람이 가히 이르지 못할 말을” 듣고 왔다고 했다(고후 12:2-4). 이 성도가 경험한 비밀은 플라톤의 동굴의 비유에서 족쇄에서 풀린 죄수가 경험한 비밀과 동일하다. 족쇄에서 풀린 죄수는, 신약성서의 관점에서 볼 때, 어둠과 율법의 세계에서 빛의 세계로 나온 그리스도인의 상징이다. 어둠과 죽음의 세계에서 빛과 생명의 세계로, 무지의 세계에서 진리의 세계로 나온 죄수는 일생을 통해서 보지 못했던, 조상들이 보지 못했던 감춰졌던 비밀의 세계를 본다.
플라톤은 동굴의 비유에서 이 비밀의 세계를 사람들이 결코 알지 못했고, 보지 못했다고 말한다. 그러나 볼 수 없고, 본적이 없다고 해서 비밀의 세계가 없는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눈에 보이는 현상세계만을 참과 진리로 아는 사람은, 족쇄에 묶여 희미한 지하 동굴에서 그림자만 보는 죄수들과 같아서, 동굴 밖에 펼쳐진 실재의 세계를 파악하지 못한 사람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진리를 알지니,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요 8:32)는 말씀처럼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신 예수님을 알고 그분을 열쇠로 무지의 족쇄를 풀어버리고 동굴 밖으로 나온 사람은 생각 속에만 있던 이상세계를, 사람들이 듣고 보지 못한 세계를 분명히 보고 듣게 된다.
이 경지에 도달한 사람은 남들이 믿기 어려운 비밀을 마음에 간직하게 된다. 뱃세다 장님의 눈을 뜨게 하시고 만물을 밝히 보게 하신 후에 집으로 돌려보내시며 “마을에 들어가지 말라”(막 8:22-26)고 하신 것과 귀가 먹고 말이 어눌한 자를 고치시고 분명히 듣고 말하게 하신 후에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막 7:31-37)고 하신 뜻은 이 ‘비밀,’ 즉 사람들이 듣고 보지 못한 비밀한 보화를 잘 간직하고 자기 것으로 삼으란 뜻이다.
이것을 잘 간직해야할 이유는 그것이 깨지기 쉬운 질그릇에 담겨있기 때문이다(고후 4:7). “그 안에는 지혜와 지식의 모든 보화가 감추어져 있다”(골 2:3). 자칫 이것을 어둠의 자녀들에게 빼앗길 수도 있다. 또 이것을 자기 것으로 삼아야할 이유는 비밀한 세계 속에 감춰진 지혜와 지식의 보화를 보고 듣고 아는데 그쳐서는 가치가 없기 때문이다. 무지의 족쇄를 풀고 동굴 밖으로 나온 사람은 마치 밭에 감추인 보화를 발견한 사람과 같다(마 13:44). 예수님은 그에게 보화를 발견한 것에 만족하지 말고, 자기 소유를 다 팔아 그 밭을 사라고 요구하셨다. 아는 것에서 그치지 말고 아는 것을 실천에 옮기라는 뜻이다. 같은 맥락에서 의로운 부자 청년에게 하신 예수님의 말씀을 마음에 새길 필요가 있다. “예수께서 그를 보시고 사랑하사 이르시되, 네게 아직도 한 가지 부족한 것이 있으니, 가서 네게 있는 것을 다 팔아 가난한 자들에게 주라. 그리하면 하늘에서 보화가 네게 있으리라. 그리고 와서 나를 따르라”(막 10:21). 아는 것만으로 만족하지 말고, 아는 것을 실천하라는 말씀이다.
비밀한 세계를 소유한 사람
신약성서의 저자들은 감춰졌던 비밀에 관해서 자주 언급하였다. 바울은 “이 비밀은 영원 전부터 모든 세대에게 감추어져 있었는데 지금은 그의 성도들에게 드러났다”(골 1:26)고 말한다. 마태도 예수님의 천국비유가 바로 “창세부터 감춰진 것들을 드러내는 것”(마 13:35)이고. 그리스도인은 이 비밀을 발견하고 사서 간직한 사람이라고 말한다. “천국은 마치 밭에 감추인 보화와 같으니, 사람이 이를 발견한 후 숨겨 두고 기뻐하며 돌아가서 자기의 소유를 다 팔아 그 밭을 사느니라. 또 천국은 마치 좋은 진주를 구하는 장사와 같으니, 극히 값진 진주 하나를 발견하매 가서 자기의 소유를 다 팔아 그 진주를 사느니라”(마 13:44-46). 여기서 보화가 묻힌 밭과 값진 진주를 사는 사람은 다 아는 것을 실천에 옮기는 그리스도인이다.
여기서 보화와 진주는 비밀한 세계인 천국을 말한다. 또 비밀한 세계인 천국은 어둠 속 지하 동굴에서 족쇄에 묶여 지내던 죄수가 족쇄를 풀고 동굴 입구로 나와 바라본 태양이 비취는 빛의 세계를 말한다. 태양은 하나님을 상징한다. 계시록 22장 5절에서 “다시 밤이 없겠고 등불과 햇빛이 쓸 데 없으니, 이는 주 하나님이 그들에게 비치심이라. 그들이 세세토록 왕 노릇 하리로다.”고 하신 말씀과 연결된다. 이 세계는 아직 우리에게 나타난바가 없어 비밀한 세계이고, 예수 그리스도께서 장차 다시 오실 그 때에 나타날 지금보다 더 좋은 세계인 새 하늘과 새 땅을 말한다.
바울은 고린도전서 2장에서 이 비밀의 계시가 드러나게 한 것은 지혜라고 말한다. 헬라인들은 이 비밀을 알고자 하여 수백 년간 지혜와 지식을 찾고 있었지만 발견하지 못하였다. 이 지혜는 헬라인들이 그토록 찾기를 원했던 지혜가 아니며, 사람의 지혜도 아니요, 통치자들의 지혜도 아니라고 하였다. 왜냐하면, 이 지혜를 이 세상의 통치자들이 한 사람도 알지 못하였기 때문이다. 만일 사람들이 이 지혜를 알았더라면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지 않았을 것이라고 하였다. 그렇다면 이 지혜가 무엇이며, 어떻게 이것을 알 수 있는가? 이 지혜는 “오직 은밀한 가운데 있는 하나님의 지혜를 말하는 것으로써 곧 감추어졌던 것인데 하나님이 우리의 영광을 위하여 만세 전에 미리 정하신 것이라.”(7절)고 하였다. 이것을 알 수 있는 것은 “모든 것 곧 하나님의 깊은 것까지도 통달하시는”(10절) 성령을 통해서라고 하였다. 하나님께서 성령님을 통해서 이것을 알게 하셨다고 하였다. 하나님께서는 이 성령님을 우리에게 선물로 주셨다. 우리 안에 계신 성령께서 알게 하신 이 지혜가 바로 인간을 죄의 족쇄에서 해방시킨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님이시다.
또 바울은 에베소서 1,3장에서 하나님이 이 감추었던 “하나님의 비밀한 뜻을 우리에게 알려 주셨다”(엡 1:9)고 하였다. 하나님은 계시로 바울에게 먼저 이 비밀을 알게 하셨고(엡 3:3) 그가 깨달아 안 그리스도의 비밀(엡 3:4) 곧 “영원부터 만물을 창조하신 하나님 속에 감추어졌던 비밀의 경륜이 어떠한 것을”(엡 3:9) 성도들에게 알게 하셨다고 하였다.
바울은 자신이 전한 예수 그리스도에 관한 복음이 “영세 전부터 감추었다가”(롬 16:25) 자기 시대에 드러난 것이며, “모든 민족으로 믿어 순종케 하시려고 알게 하신바 그 비밀의 계시를 좇아 된 것이라”(롬 16:26)고 밝혔다. 바울은 이 비밀을 발견한 사람이고 목숨을 걸고 이 비밀을 전한 선구자였다.
비밀한 세계의 선구자
하나님은 바울을 비밀의 일군으로 삼으셨다(엡 3:7). 바울은 골로새서 4장 3-4절에서 자신이 이 일을 위해서 매임을 당하였기 때문에 “하나님이 전도할 문을 우리에게 열어주사 그리스도의 비밀을 말하게 하시기를 구하라”며 중보기도를 요청하였다. 그렇게 하면, “마땅히 할 말로써 이 비밀을 나타내리라”고 하였다. 또 바울은 고린도전서 4장 1절에서 자신을 이 비밀 곧 그리스도의 비밀을 맡은 자로 여길 것과 이 비밀을 “맡은 자들에게 구할 것은 충성” 곧 신실함이라고 하였다. 5절에서 성도들에게 이 일에 대해서 함부로 판단하지 말아줄 것을 주문하였다. 이유는 주님께서 재림하시면 어둠에 감추인 것들이 드러나게 되고 상벌을 위한 심판이 있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하였다.
유대인들은 이스라엘의 영광을 되찾게 해줄 메시아와 함께 좋은 세상(올람 하바)이 도래할 것이라는 희망(하티크바)을 품고 있었다. 마태는 유대인들의 이 희망의 세계를 ‘천국’이란 말로 고쳐 부르며, 예수님께서 이 새로운 세계의 왕이라고 선포하였다. 그들이 메시아의 표상으로 삼고 있는 모세와 다윗은 예수님의 그림자와 예표에 불과한 것이고, 예수님이 참 모세와 참 다윗의 실체인 메시아라고 설파하였다.
동일한 맥락에서 요한도 예수님이 모세의 실체일 뿐 아니라, 처음부터 하나님과 함께 계셨고, 아버지의 품속에 있는 독생하신 하나님이시기 때문에 그분을 믿어야 영생을 얻는다고 설파하였다. 플라톤의 동굴의 비유에서 보듯이, 예수님은 어둠의 세계에서 빛의 세계로 오르는 길이요, 무지의 족쇄를 풀게 할 진리요, 죽음을 생명으로 바꿔놓을 능력이다. 그러므로 이 예수님을 믿는 것이 영생에 이르는 변화의 능력이요 지혜라고 설파하였다.
히브리서 저자는 눈에 보이는 물질세계는 눈에 보이지 않는 영원한 영적 세계의 예표요 그림자이며 모형에 불과하다고 보았다. 어둠이 있는 것은 빛이 있다는 증거이듯이, 혼돈이 있는 것은 질서가 있다는 증거이듯이, 죽음이 있는 것은 생명이 있다는 증거이듯이, 눈에 보이는 세계가 있는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 참 세계 혹은 영원한 세계가 있다는 증거이다. 유한한 우주가 존재하는 것은 무한한 우주가 있기 때문이고, 유한한 세계가 있는 것은 무한한 세계가 있기 때문이며, 제한된 지성과 인격을 갖춘 인간이 존재하는 것은 무한한 지성과 인격을 갖춘 하나님이 계시다는 증거이다. 이 땅의 생로병사는 고통과 슬픔과 괴롬이 없는 영원한 빛과 생명의 나라가 있다는 증거이다. 영원에 대한 인식이 인간의 사고 속에 있는 것은 그것이 실재하기 때문이다. 가나안 땅이 있는 것은 영원한 나라가 있기 때문이고, 시온산과 예루살렘과 성전이 있는 것은 영원한 나라에 시온산과 예루살렘과 성전이 있기 때문이라고 하였다. 그러므로 새로 보고 듣고 믿고 확신한 것에 대해서 “너희 담대함을 버리지 말라”(히 10:35). “우리는 뒤로 물러나서 멸망할 사람들이 아니라, 믿음을 가져서 생명을 얻을 사람들이다”(히 10:39)고 하였다. 이전에 보고 듣고 알았던 허탄한 것들의 유혹에 이끌려서 족쇄에 묶여 살았던 어둠의 세계로 후퇴하지 말고, 참 안식의 세계인 빛의 세계로 나아가자는 것이다. “믿음의 주요 온전케 하시는 이인 예수를 바라보자”(히 12:2)는 것이다. 바울처럼 우리도 비밀한 세계를 발견한 사람들이고 목숨을 걸고 이 비밀을 전해야할 선구자들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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