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춘2-생명과학기술의 측면에서(눅 10:2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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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춘2-생명과학기술의 측면에서(눅 10:25-37)
과학기술의 빛과 그림자
2월 4일 ‘회춘’(回春)이야기에 이어서 오늘은 영원한 회춘을 꿈꾸는 과학이야기를 소개하려고 한다. 이야기의 대부분은 권복규 교수의 저서, {생명 윤리 이야기}(책 세상, 2007)를 참고하였다.
보통의 사람들은 과학기술발달속도가 얼마나 빠른지를 실감하지 못한다. 마치 시속 3백 킬로미터로 달리는 KTX를 타고 있는 사람이 그 속도를 느끼지 못하는 것과 같다. 아주 가까운 장래에 다음과 같은 일들이 우리의 일상이 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잠에서 깨어나 화장실에서 볼일을 보고 변기의 물을 내리면, 비데가 작동하여 따뜻한 물과 상쾌한 향수를 뿌려주고, 내장 스피커에서는 혈압과 맥박, 체온과 체중, 신체질량지수까지 고운 목소리로 알려준다. 심지어 소화가 잘됐다든지, 섬유질 섭취가 부족하니 채소와 과일을 좀 더 먹어야하겠다든지, 등의 상세한 정보를 일러준다. 바이오센서가 달린 인공지능 변기가 즉석에서 건강검진을 완료한 결과를 전해주는 것이다. 이 변기는 대략 50종의 기본검사를 수행하는데, 이상이 발견되면 경보를 울리고, 홈오토메이션의 메인 컴퓨터와 상의한 뒤 다니는 병원의 컴퓨터에 해당정보를 전송한다. 자료를 받은 담당 의사는 화상을 통해서 원격진료를 하게 되고, 환자는 의사의 지시를 받으며, 웬만한 검사는 집에 설치된 종합검사기로 직접 한다.
가족계획은 부부의 정자와 난자를 수정시킨 후, 유전자 검사를 통과한 배아들을 냉동상태로 보관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그 후 아이를 갖기로 결정하면, 의사로부터 유전자 프로파일 상담을 받아 어떤 배아로 착상할지를 결정한다. 활달하고 운동 잘하는 아들로 할 것인지, 예술적 재능이 풍부한 딸로 할 것인지, 머리칼과 눈동자는 어떤 색으로 할 것인지 등을 결정한다. 소위 말하는 맞춤형 아기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회사들은 신입사원을 뽑을 때, 미리 지원자들의 유전적 적성검사를 의뢰하게 되고, 능력과 적성에서 합격한 자들을 대상으로 면접을 보게 된다. 유전자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고 믿기 때문에 유전자 검사 결과에 따라서 개인의 진로가 결정된다. 만일 유전자 검사에 반(反)하여 다른 진로를 택하게 되면, 여지없이 심사에서 탈락하게 되고, 설사 자기가 원하는 일을 하게된다할지라도 성공할 가능성이 낮다고 보게 된다. 유전자의 노예가 되는 셈이다.
영원한 회춘을 꿈꾸는 과학기술의 발전이 과연 인간에게 이롭기만 할 것인지를 묻지 않을 수 없다. 만일 개인의 건강상태나 유전정보 등이 담긴 데이터베이스에 누군가가 침입한다면, 정보유출로 인한 사생활침해를 입게 될 것이고, 맞춤형 아기가 태어났을 때, 과연 그 아이가 끝까지 부모가 원하는 아이로 남게 될지, 또 부모가 내린 결정에 그 아이가 행복해 할지, 후회나 원망은 생기지 않을지, 과학기술문명이 약이 될지, 독이 될지는 아무도 장담하지 못한다.
새로운 기술은 새로운 문제를 낳는다. 첨단 전자제어장치를 장착한 고가의 차일수록 급발진이나 오작동과 같은 사고가 많다. 과학 기술이 발전하면 우리는 더 풍요롭고 편안한 세상에 살게 될 것이라는 기대를 갖지만, 모든 발전에는 빛과 그림자가 함께하기 마련이다. 이 그림자가 때로는 치명적일 수 있다. 사람이 바뀌지 않는 한, 기술을 악용하려는 사람은 생길 것이고, 그의 손에서 과학기술은 인류를 해하는 가공할 살인무기가 될 것이다.
유전자와 환경
영화 ‘가타카’(Gataca)는 보통의 인간이 유전자 조작에 의한 인간보다 모든 면에서 다 뒤지는 것이 아니란 점을 교훈하고 있다. 그것은 마치 우리가 GMO콩에 대한 우려를 버리지 못하는 것과 같다. 유전인자는 어떤 면에서 보면 숙명이지만, 다른 면에서 보면 전혀 그렇지 않다. 유전적으로 맞춤형 아기를 갖는 것이 결코 좋은 결과만을 얻는 것이 아니란 뜻이다. 유전자를 조작하면, 눈동자나 머리카락 색깔을 고를 수 있고, 1,400여종의 예상되는 단일 유전자 질환을 피할 수 있지만, 1,400여종의 단일 유전자 질환이 굉장히 많은 것 같아도, 전체 인구의 2퍼센트 미만에서 나타나는 질병들이다.
한편 아무리 좋은 유전인자를 가졌더라도, 환경적인 요인을 피해갈 수 없다. 키나 체중은 유전인자에 못지않게 관심과 영양섭취와 같은 환경적인 요인에 영향을 받는다. 아무리 큰 키의 유전인자를 가졌더라도, 영양을 제대로 섭취하지 못하면 키가 자라지 않는다. 반면에 아무리 작은 키의 유전인자를 가졌더라도, 충분한 관심과 영양을 공급받게 되면, 유전인자에 지정한 키보다 훨씬 더 커질 수 있다. 이렇게 사람의 많은 부분이 유전인자만으로 결정되지 않고 언제나 환경과 상호작용함으로 결정된다. 지능이 대표적이다. 아무리 우수한 지능을 타고났더라도, 교육환경이 따라주지 못하면, 성인이 되었을 때 높은 지능을 갖기 힘들다. 반대로 평범하게 태어난 사람일지라도 다양한 문화와 환경을 접하면서 학습하게 되면 큰 성취를 거둘 수 있다. 유대인들에게서 노벨상 수상자들이 많은 것은 그들의 두뇌가 더 명석해서가 아니라, 그들의 가정환경, 종교문화, 교육환경이 남다르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질병들에서 유전자는 절대적이지 않다. 대부분의 질병들이 환경적인 요소로 인해서 발병되기 때문이다. 인간의 가치도 우생학적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질병과 장애가 있다고 해서 열등하고 사회적으로 살아갈 가치가 없는 게 결코 아니다. 인간에게 질병과 장애는 매우 고통스러운 것이지만, 그 속에는 가치를 매길 수 없는 긍정적인 측면들이 있다. 우리 주변에는 결점과 한계를 극복하고 훌륭한 업적을 남긴 사람들이 수없이 많다. 그렇지 못했더라도, 사랑과 도움과 격려의 필요성을 사람들에게 깨닫게 해준다. 사람은 물론이고 동식물조차도 사랑을 먹어야 행복을 느낀다.
유전정보는 우연히 생긴 것이 아니라, 숙명적으로 주어진 것이다. 유전자를 조작한다고 해서 인간의 행불행이 좌우되는 것은 아니다. 유전자로 인한 숙명이 개인의 인생을 결정하는 것도 아니다. 다만 그것을 자기 몸에서 떼어내 버릴 수 없을 뿐이다. 유전인자가 인생의 성패나 방향을 결정하는 것도 아니다. 우수한 지능 유전자가 있다고 해서 언제나 지능이 높거나 공부를 잘하는 것이 아닌 것과 같다. 유전인자가 우수하더라도 노력하지 않으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 맹도견이나 마약견을 복제했다고 해서 복제된 맹도견이나 마약견이 곧바로 그 능력을 발휘하는 것이 아니다. 오랜 훈련과 학습을 통해서 그 능력이 발휘되는 것이다. 어렸을 때 영재로 알려진 이들이 성인이 되어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도 다 같은 이유이다. 사람의 행불행을 좌우하는 것은 유전인자가 아니라, 기억(마음)이고, 기억을 다스리는 것은 신앙(신념)이다. 사랑은 허다한 허물을 덮는다고 했다. 하나님의 사랑, 가족의 사랑, 교우의 사랑, 이웃의 사랑을 먹어야 인간은 물론이고 동식물조차도 비로소 안정감을 갖고 행복할 수 있다.
포스트 휴먼과 행복지수
신지은 저서의 {미래혁명}이란 책 9장에 신인류시대에 관한 베네수엘라의 미래학자 호세 코르데이로(Jose Luis Cordeiro)의 조선일보 인터뷰 내용이 정리되어 있다. 호세 코르데이로 박사의 주장은 이렇다.
인류는 어떤 장기도 복제하여 대체할 수 있게 된다. 늙지도 죽지도 않는 신인류시대가 도래하게 되며, 원하는 대로 몸과 마음의 상태를 조절하게 된다. 영생도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단지 지금은 포스트 휴먼시대로 가는 트랜스 휴먼단계에 있다. 인류가 영장류에서 진화한 것처럼 과학기술을 적용해 더 나은 존재로 진화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 주장은 영원한 회춘이 과학기술로 가능해진다는 이야기이다. 그러나 반대로 미래에는 인간보다 더 똑똑한 로봇들에 의해서 억압당하는 짐승 같은 시대가 올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남성들은 수용소에서 거세된 후 노동자로 사육되고, 분노, 우울, 사랑 같은 감정을 느낄 수 없도록 두뇌가 재구성되며, 여성들은 인간농장에 수용된 채, 오로지 아기 낳는 동물로 사육되며, 한 번에 세 명씩 12세에 시작해서 30여세가 될 때까지 50여명의 아이를 낳고나면, 소각로에서 재가 될 것이라는 불길한 예측도 있다.
늙지도 않고 죽지도 않는 영원한 회춘을 기대하는가? 기계부품 교체하듯이 복제품으로 대체된 인간, 심지어 뇌신경세포까지 교체된 미래인간에서 과연 무슨 삶의 의미를 기대할 수 있겠는가? 또 원하는 대로 몸과 마음의 상태까지 조절하는데 드는 비용은 누가 어떻게 감당할 수 있겠는가? 유전자 조작 하나만 놓고 보더라도, 유전자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예견되고 있고, 그 결과 유전자등급이 우수한 상류층은 크고 날씬하며, 균형 잡힌 몸매를 갖는 쪽으로 진화되어 핸섬하고 건강하며 지성적이 되지만, 반대로 유전자등급이 낮은 하류층은 난쟁이처럼 키가 작고 뚱뚱한 불균형한 몸매를 갖는 쪽으로 퇴화될 것이며, 꾀죄죄하고 건강하지 못하며 두뇌가 명석하지 못할 것이란 예측이 있는 것처럼, 고도로 발달된 고비용의 과학기술을 구매할 큰돈이 있는 사람들은 신인류로 발전되고,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구인류로 남게 되어 영원히 그 차별을 극복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한다. 과연 이런 세상을 일컬어 살만한 세상이라고 말할 수 있겠는가?
1980년대 초 우리나라의 자살률은 인구 10만 명당 6.8명으로 낮은 수준이었지만, 지금은 24.7명으로 OECD 국가 중 가장 높다고 한다. 과학기술의 발달과 물질의 풍요가 반드시 인간의 행복을 보장하는 것이 아니란 증거이다. 가난한 나라의 국민일수록 행복지수가 높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돈이 많다고 행복한 것도 아니고, 오래 산다고 행복한 것도 아니다. 돈과 건강은 좋은 것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돈과 건강이 행복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의술이 눈부시게 발달한 지난 50년 동안 가장 많이 팔린 약이 항우울제라고 한다. 인간에게서 고통을 줄이는 최고의 명약은 의술이나 과학기술이기보다 삶의 태도를 바꾸는 것이라고 한다. 하나님을 경외하고 이웃을 사랑하며, 생명과 환경을 보전하면서 내면의 행복을 추구하는 것이 한결 멋지고 아름다운 삶이다. 영원한 회춘을 보장받는 길은 인간성을 파괴하고 인간을 소외시킬 가능성이 있는 과학기술에 현혹되는 것이 아니라, 마음을 다하고 성품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하나님과 이웃을 사랑하는 겸허한 믿음에 있다. 예수님은 영생을 묻는 자에게 사랑을 실천하라고 말씀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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