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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과 인간의 미래(시 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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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동호
댓글 0 조회 12,567 2009.09.26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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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과 인간의 미래(시 8:1-9)

과학자들은 이 우주가 약 180억 년 전에 엄청난 폭발(big bang)과 함께 갑작스럽게 생성되었다고 말한다. 그리고 이 우주는 매우 느리긴 하지만 이제 돌이킬 수 없는 무질서와 큰 혼란의 상태로 서서히 늙고 있고 죽어 가고 있다고 말한다. 이 주장을 뒷받침하는 이론이 크게 세 가지이다.

첫째 이론은 열역학 제2법칙 또는 엔트로피 법칙이다. 존재하는 모든 것은 시간의 문제일 뿐 반드시 다 죽는다는 이론이다. 생명이 있건 없건 간에 존재하는 것은 다 죽는다. 늙고 녹슬고 삭고 부서지고 썩고 분해되어 흙으로 돌아간다. 피조물은 만들어진 것이고, 만들어진 것은 유한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피조물의 피할 수 없는 운명은 죽음이다. 온 우주, 태양과 지구와 달과 수많은 밤하늘의 별들의 운명도 마찬가지로 죽음이다.

성서는 이 죽음의 법칙이 아담타락이후에 세상에 유입되었을 것이란 암시를 주지만, 핵심은 이렇다. 피조물은 그 속성상 영원하지도 완전하지도 않다. 시작된 때가 있었던 만큼 반드시 끝날 때가 있다. 따라서 피조물의 운명은 언젠가는 죽는 것이다. 생로병사를 피할 수 있는 피조물은 우주상에 아무 것도 없다. 아담 타락과 상관없이 피조물은 유한하다. 따라서 죄의 삯이 육체의 죽음을 말하는 것이기보다는 하나님과의 단절, 인간사이의 단절, 자연과의 단절, 그리고 관계단절에서 오는 각종 갈등의 요소들, 즉 불안과 초조와 수치심과 의심과 미움과 시기와 질투와 비방과 살인, 그리고 영원한 단절, 즉 지옥의 심판과 같은 영벌을 말한다고 보는 것이 옳을 것이다.

둘째 이론은 열사망(heat death) 또는 열역학 제1법칙 즉 에너지 보존법칙이다. 이 이론에 의하면, 우주상의 에너지는 늘지도 줄지도 않는다. 오직 고갈만 있을 뿐이다. 연탄이 타고나면 재가 되듯이, 에너지는 소모되고 있다. 세계가 대체에너지 개발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석유나 석탄과 같은 지하자원들이 고갈되고 있기 때문이다. 언젠가는 가용에너지가 완전히 소모될 날이 오고 말 것이란 점을 짐작할 수 있다.

에너지가 소모되었다고 해서 에너지가 없어져버리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일단 소모된 에너지는 공기 중에 흩어지기 때문에 끌어 모와 쓸 수 없게 된다. 따라서 에너지 소모는 결국 태양도 지구도 달도 수많은 별들도 다 얼어 죽게 만든다. 이를 과학자들은 '열평형' 혹은 '열사망'이라고 말한다.

셋째 이론은 우주팽창이다. 이 이론에 의하면, 물질은 초기의 대폭발에 의해서 한꺼번에 생겨난 것이 아니라, 서서히 계속되는 소폭발에 의해서 초당 약 5만개의 별이 새로 생겨나며, 이들 별들이 은하계를 이루어 팽창으로 생겨난 공백을 메움으로서 은하계의 밀도를 유지시켜 나간다는 것이다. 그러나 어느 순간 우주가 더 이상 팽창하지 못하고 수축이 되는 과정에서 엄청난 질량의 블랙홀이 생기고, 그 블랙홀에 지구도 달도 별들도 모두 삼키게 되어, 종국에는 뜨거운 열에 모든 것이 타죽게 된다고 한다.

이들 이론들을 주장하는 과학자들 가운데는 창조주의 존재를 부정하는 이들이 많다. 그러나 그들의 이론은 아이러니하게도 성서가 말하는 창조론을 뒷받침해주고 있다. 신은 영원하다. 시작도 없고 끝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피조물은 영원하지 않다. 시작된 때가 있고, 끝이 있기 때문이다. 열역학 제1,2법칙과 우주팽창론이 이를 강하게 뒷받침해주고 있다. 이로써 우리는 세상에 종말이 온다는 것을 알 수 있고, 과학이 우리에게 영생을 줄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된다.

생로병사를 극복하려는 인간의 노력은 정말 눈물겹다. 인간은 피나는 노력의 결과로 괄목할만한 성과를 얻고 있다. 세포조직배양을 통해서 희귀식물을 번식시키고, 꽃이 피는 당근을 만들며, 세포융합기술로 토마토뿌리에서 감자를 맺게 하더니, 이제는 세포핵을 바꿔치기하는 기술로 부모에 상관없이 형질이 같은 동물, 예를 들면, 애완용 개, 늑대와 같은 희귀동물을 복제해 낼 수 있게 되었고, 이미 상업화되어가고 있다. 윤리문제만 없다면, 사람을 복제해내는 것도 시간문제이다. 배아줄기세포가 다량으로 만들어지는 때가 오면, 난치병의 치료가 획기적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과거 10년간 유전자지도가 만들어졌고, 유전자조합을 통해 맞춤형 아기도 만들 수 있게 되었다. 2008년 5월에는 영국에서 동물의 난자와 배아에 인간의 유전자를 넣는 이종간 핵이식 연구를 허용한 데 이어, 치료용 맞춤아기의 출산도 허용하였다. 미국에서는 판코니 빈혈증이라는 유전병을 앓고 있던 몰리의 치료를 위해서 아담인 동생이 인공수정을 통해서 태어났다. 먼저 인공수정으로 15개의 수정란이 만들어졌고, 그 가운데 하나가 몰리의 치료에 적합한 것으로 나타나 엄마의 자궁에 이식되었으며, 이식후 배아줄기세포를 분리해 내어 몰리에게 세포이식을 함으로써 악성빈혈증을 치료하였다. 몰리의 유전병이 치료된 것은 잘 된 일이지만, 문제는 동생인 아담의 출생목적이 형의 치료를 위한 것이었다는 점이다. 몰리의 또 다른 동생들로써 태어날 가능성을 가진 나머지 14개의 수정란은 모두 폐기되었고, 아담 자신도 자칫 버려지거나 뱃속에서 지워질 수도 있었다. 인간이 또 다른 인간을 위한 부속품으로 전락하고 만 순간이었다. 이런 일련의 행위들이 인간에게 양약이 되는 부분도 있겠고, 독약이 되는 부분도 있겠지만, 아직은 부정적인 시각이 강하다.

한 때 사람들은 가까운 미래에는 우리 인간들이 칩에 의해서 중앙통제를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개인의 상세한 정보가 담긴 메모리칩이 이마나 손에 삽입될 것처럼 퍼트렸고, 심지어 컴퓨터를 666이라고까지 말하고 다녔다. 영화 다이하드 4편에서는 한 해커 집단에 의해서 전 세계의 교통과 행정과 금융시스템은 물론이고, 심지어는 개인의 사생활까지 철저하게 통제를 당하는 무서운 장면들이 나온다. 전 세계가 인터넷통신으로 연결되어 있고, 구석구석까지 설치된 CCTV으로 인해서 악의를 품은 해커집단에 의해서 심각하게 통제되고 악용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 영화이다. 메모리칩에 의한 통제든, 인터넷통신과 CCTV에 의한 통제든, 그 가능성은 점점 높아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1997년에 ‘가타카(’Gattaca)란 제목의 SF영화가 제작되어 방영되었다. 이 영화에서는 신분의 확인을 신분증(證)으로 하지 않고, 핏방울로 한다. 바늘이 장착된 분석기에 손가락을 갔다대면 피가 한 방울 맺히게 되는데, 그 한 방울의 피로써 즉석에서 ‘적격’과 ‘부적격’ 신분이 확인되는 것은 물론이고, 필요하다면 개인의 모든 유전정보를 프린트로 뽑아 볼 수 있다. 핏방울 이외에도 소변과 머리까락과 타액(唾液, 침)으로 즉석에서 신분을 확인한다. 이 영화에서는 피와 소변과 머리까락과 타액(침) 외에 다른 어떤 신분증도 요구되지 않는다.

이 영화 ‘가타카’에는 두 종류의 신분계급, 즉 상층과 하층이 나온다. 유전자를 조작하여 맞춤형으로 태어난 사람들은 형질 면에서 우수하기 때문에 좋은 직종에서 일하게 되고, 유전자 조작 없이 자연스러운 임신으로 부모의 형질을 그대로 받고 태어난 사람들은 형질이 열등한데다가 모든 유전정보가 그대로 노출이 되기 때문에 의료보험 혜택도 받지 못하고, 온갖 질병에 시달리게 되며, 핏방울과 소변과 머리까락과 타액(唾液)으로 즉석에서 행하는 신분조회에서 항상 부적격자로 드러난다. 그렇기 때문에 3D업종 즉 어렵고, 더럽고, 위험한 일을 떠맡아 하는 하층신분에서 빠져나올 수가 없게 된다.

유전자 조작 없이 자연스러운 임신으로 태어난 이 영화의 주인공인 빈센트는 완벽한 유전자조합으로 태어난 그의 동생에 모든 면에서 뒤지는 어두운 유년시절을 보낸다. 범죄자 기질이 다분하고 심장질환으로 뛰지 못하며 30여살 이면 생을 끝내야할 유전인자를 가진 것으로 판명되었다. 그러나 빈센트는 꿈이 있었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신분은 부적격자였기 때문에 만년 청소부로 살아가야 했다. 세포가 모든 것을 말해주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유전자 매매 업자를 통해서 최우수 유전자를 갖고 수영선수로서 금메달까지 받았으나 사고로 하반신불수가 된 제롬의 피와 머리까락과 소변들을 받아 교묘하게 관문들을 통과하면서 자기가 그토록 원했던 가타카에 취직을 하게 되고, 토성계 14번인 타이탄미션에 참여하는데 성공한다. 꿈을 잃은 제롬은 빈센트에게 쓸모없게 된 몸을 빌려주고, 꿈은 있지만, 유전인자가 나쁜 빈센트는 제롬에게 꿈을 빌려주는 형식으로 서로를 도왔다. 빈센트가 꿈꿨던 우주여행을 떠나기 일주일 전 가타카에서 발생한 살인사건 때문에 결국 빈센트의 신분이 노출되어 가지만, 형사가 된 그의 동생의 추적까지 잘 따돌리고 결국 우주여행을 떠나는 장면으로 영화가 마친다.

과학기술의 발전은 인간을 죽음에서 해방시킬 수 없지만, 인간의 수명을 늘리거나 건강을 유지하는 데는 크게 공헌하고 있다. 유전자 지도가 완전하게 그려진 가까운 미래에는 난치병들에 대한 치료약이 만들어지고, 배아줄기세포를 통한 장기재생은 물론이며, 출산 전에 어머니의 뱃속에서 아기가 가진 나쁜 유전형질을 골라내 좋은 형질의 유전자로 교체하고, 눈과 피부와 머리까락의 색깔과 체형에 이르기까지 맞춤형 아기를 낳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장기배양기술의 발달로 병들고 노화된 장기를 교체할 수 있게 되리라고 본다. 이런 것들이 실용화되어 우리가 혜택을 입기까지에는 시간이 더 필요하긴 하지만, 우리가 살아 있을 동안에 이런 일들이 다 이뤄질 수도 있다.

문제는 이런 인간사회가 과연 인간의 행복한 삶에 보탬이 되겠는가에 있다. 생물의학의 발달은 인간에게 장밋빛이 되기보다는 오히려 잿빛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우려되는 부분이 많다. 지식과 기술의 불평등은 새로운 착취와 지배구조를 만들게 되고, 꿈을 꾸는 자가 그 꿈을 이루는 밝은 사회가 아니라, 타고난 유전자로 인간의 운명이 정해져 버리는 어두운 사회가 될 것이다. 사랑이 없고, 웃음이 없고, 정황을 판단하고 결정하는 인간적이고 인격적인 사회가 아니라, 기계가 판단하고 결정하는 기계적인 사회, 유전자식별에 의해서 차별이 심화되는 사회가 될 것이다. 질병발생 유전자를 가진 자들은 직업선택과 사회생활에서 차별을 받을 것이고, 보험가입이 어렵게 될 것이다. 유전자 감식과 맞춤형 아기출산으로 인해서 낙태가 늘어나고, 인간의 존엄성과 가치는 사라질 것이며, 우생학적으로 탁월한 자식을 갖겠다는 치맛바람이 불게 될 것이다. 노인인구가 갈수록 증가하면서 사회적 부담도 그만큼 늘어나게 될 것이다.

과학은 인간의 궁극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 인간의 수명을 늘려주고, 건강을 개선시키며, 삶을 보다 편리하게 하는 데는 도움이 되지만, 생로병사의 문제는 궁극적으로 해결하지 못한다. 과학을 숭배하는 사람들은 과학이 인간을 구원할 듯이 말하지만, 그들조차 죽음을 피할 수 없다. 과학은 우주파멸을 강하게 언질하고 있지만, 파멸이후의 세계에 대해서는 아무런 희망을 주지 못한다. 이것이 과학의 비관론이요, 숙명론이다. 우리가 믿고 의지할 것은 과학이 아니라 천지를 지으신 창조주 하나님 한분이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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