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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아짐의 은혜(빌 2: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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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동호
댓글 0 조회 12,943 2008.12.11 11:12

본문

낮아짐의 은혜(빌 2:5-11) 

지난주에 우리는 빌립보서 2장 6-7절, “그는 근본 하나님의 본체시나 하나님과 동등됨을 취할 것으로 여기지 아니하시고, 오히려 자기를 비워 종의 형체를 가지사 사람들과 같이 되셨다.”는 말씀을 근거로 ‘비움과 채움의 하모니’에 대해서 살펴보았다. 오늘은 8절, “사람의 모양으로 나타나사 자기를 낮추시고 죽기까지 복종하셨으니 곧 십자가에 죽으심이라.”는 말씀을 근거로 ‘낮아짐의 은혜’에 대해서 살펴보려고 한다.
하나님이 행하신 일들 가운데 가장 잘 하신 일이 무엇일까?
첫째, 예수님을 통해서 이 땅에 내려오신 것이다. 하나님의 이 낮아짐이 인류에게 끼친 가장 큰 은혜였다. 인류 역사에서 예수님만큼 크게 영향을 끼친 분이 없다. ‘예수’라는 이름은 사랑의 상징이요, 용서의 상징이며, 평화의 상징이자, 기쁨의 상징이며, 영혼과 육체를 통틀어 구원의 상징이다 그 만큼 인류에게 큰 은혜를 끼쳤다. 예수님의 영향력에 대해서 어떤 작가는 이렇게 말했다. “1900년이라는 오랜 세월이 흘러갔지만, 오늘날까지도 예수님은 인류의 중심기둥이며 진보대열의 지도자이시다. 지금까지 진군하였던 모든 육군과 조직되었던 모든 해군과 개회되었던 모든 의회와 통치하였던 모든 왕들을 합해 보아도 이 지구상의 인류에게 나사렛 예수 한 사람의 고독한 일생보다 더 강력하게 영향을 주지 못했다.” 예수님의 이 위대한 영향력이 그분의 낮아짐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것이 또한 하나님의 은혜의 경륜이다.
하나님의 은혜는 낮아짐에서 비롯된다. 󰡔낮아짐의 은혜󰡕란 책에서 정원 목사는 이렇게 적고 있다. “낮아짐은 놀라운 은혜입니다. 그것은 능력의 비결이며 승리의 비결이며 은총의 비결입니다. 그것은 하늘 문을 여는 비밀의 열쇠입니다. 그것은 하늘의 무한한 보화가 임하는 비밀의 문과 같은 것입니다..... 진리는 명백한 것입니다. 낮음, 낮아짐에서 천국이 시작됩니다. 그리고 높음, 높아짐에서 지옥이 시작됩니다.” 또 “물이 높은 곳에서 아래로 흐르듯이 낮은 심령의 사람들에게 하나님의 놀라우신 은총이 임합니다. 그리고 거기에서부터 천국의 기쁨은 시작됩니다.”
하나님이 낮아져 사람이 되고 이 땅에 오신 후에 가난한 자들과 죄인들의 친구가 되셨다는 이야기는 동서고금을 통틀어서 찾아보기 어렵다. 그리스 신화를 보면, 제우스가 종종 사람으로나 짐승으로 변신하여 이 땅에 내려오지만, 그 목적이 모두 여인과 연예를 하기 위한 것이었다. 그렇지만 하나님의 아들 예수님이 이 땅에 오신 것은 “섬김을 받으려 함이 아니라, 도리어 섬기려 하고 자기 목숨을 많은 사람의 대속물로 주려 함이었고”(마 20:28), “잃어버린 자를 찾아 구원하려 함”이었다(눅 19:10). 요한복음 6장 38-39절은 “내가 하늘에서 내려온 것은 내 뜻을 행하려 함이 아니요, 나를 보내신 이의 뜻을 행하려 함이니라.”고 하였다. 또 “너희 중에 누구든지 크고자 하는 자는 너희를 섬기는 자가 되고”(마 20:26), “누구든지 자기를 높이는 자는 낮아지고 누구든지 자기를 낮추는 자는 높아지리라”(마 23:12)고 하셨다.
빌립보서 2장 6-7절이 예수님을 통한 하나님의 ‘자기 포기’ 또는 ‘자기 비움’에 대해서 설명한다면, 8절은 예수님을 통한 하나님의 ‘자기 낮추심’에 대해서 말씀하고 있다. 자기를 비운다는 것 못지않게 자기를 낮추는 일은 아주 중요하다. 비우지 않고 채움 받을 수 없듯이, 낮추지 않고 높아질 수 없다. 예수님은 하나님의 신분과 특권과 모든 능력과 지혜를 가진 분이셨음에도 불구하고, 벌거벗은 알몸 인생으로 이 땅에 오셔서 십자가에 못 박히는 자리에까지 낮아지셨다. 그리 하셨더니, 하나님께서 그분을 가장 높은 자리에 올려놓으셨고, 가장 위대한 이름을 주셨으며, 가장 위대한 존경을 받도록 높이셨다. 이것이 하나님의 낮아짐의 은혜요, 은혜의 경륜이다.
하나님이 하신 일들 가운데 두 번째로 잘하신 일은 ‘나’를 만드신 것이다. ‘나’를 만드신 것은 하나님이 ‘나’를 얼마나 깊이 생각하고 계신가를 말해주는 것이다. 예수님을 이 땅에 보내신 것도 천지만물을 만드신 것도 모두 ‘나’를 위한 것이다. 하나님의 위엄을 자랑하는 천지만물도 나를 생각하신 때문이고, 주께서 손수 만드신 저 하늘과 주께서 친히 달아 놓으신 저 달과 별들도 나를 깊이 생각하신 때문이고, 나를 보살피시기 위한 것이다.
하나님께서 예수님을 통해서 인간의 몸을 입으시고 이 땅에 오신 것도 나를 위한 것이다. 이 점에 대해서 요한복음 3장 16절은 말하기를, “하나님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 독생자를 주셨으니 이는 그를 믿는 자마다 멸망하지 않고 영생을 얻게 하려 하심이라.”고 하였다. 하나님이 자기를 낮추신 것은 나를 심히 사랑하신 때문이고, 그분을 믿고 멸망치 않고 영생을 얻게 하려는 마음 쓰심 때문이다.
하나님이 얼마나 깊이 ‘나’를 생각하시는가를 읊은 노래가 시편 8편 4절이다. “사람이 무엇이기에 주께서 이렇게까지 생각하여 주시며, 사람의 아들이 무엇이기에 주께서 이렇게까지 돌보아 주십니까?” 여기서 ‘사람의 아들’은 ‘죽어야할 운명을 가진 자,’ ‘반드시 죽게 될 자’를 말한다. 시편 8편 4절에서 다윗은 이런 유한한 자를 이토록 사랑하시고 생각하시고 돌보십니까? 라고 묻고 있다. 또 여기서 ‘돌보십니까?’를 NKJV는 ‘찾아와 주십니까?’(You visit him?) 라고 했다. 여기서 ‘나’를 찾아와 주신 하나님의 가장 위대한 방문이 인간이 되어 이 땅에 오셔서 ‘나’와 함께 하신 것이다.
이런 점에서 하나님이 하신 일들 가운데 세 번째로 잘 하신 일은 ‘나’를 찾아와 주신 것이다. 나의 눈높이로 찾아와 주시는 하나님, 자기를 비우시고, 자기의 신분과 명예와 특권을 생각지 않으시는 하나님, 오히려 그러한 것들을 다 포기해 버리신 하나님, 그리고 나와 같이 천한 인간으로 낮아지시고, 나를 찾아와 주신 하나님, 나의 친구가 되어주시고, 나를 알아주시고 이해해 주시고, 나의 죄를 대신해서 십자가에 죽기까지 나를 가장 사랑해 주시는 하나님, 나를 자녀로 삼으시고 가족의 일원이 되게 하신 하나님, 이 하나님을 우리가 믿는 것이다.
예수님이 사람들로부터 손가락질을 받고, 외면당하던 삭개오를 친히 찾아가 그의 친구가 되어주시고, 그와 함께 식탁교제를 나누셨을 때, 삭개오는 자기 소유의 절반을 가난한 자들에게 주었고, 남에게 행한 잘못을 네 배나 갚았다(눅 19:8). 나를 찾아와 주신 하나님의 은혜를 깨닫고 삭개오처럼 내 것을 내려놓고, 낮아짐으로써 이웃의 진정한 친구가 되어 주는 그리스도인들이 되자.
한양대학교 사범대 교육공학과 교수인 유영만의 󰡔내려가는 연습󰡕(위즈덤하우스)를 보면, 위기의 시대를 사는 지금이야말로 그 어느 때보다 올라가려고 할 때가 아니라, 내려가야 할 때라고 말한다. “밑바닥까지 기꺼이 내려가야 더 큰 것을 얻을 수 있고 다시 오를 수 있다”고 말한다. 그는 올라가는 것보다 내려가는 것이 얼마나 더 중요한가를 일깨우면서 ‘내려가는 연습 8가지’를 제시한다.
연습1. 버티지 말고 내려가자. 기꺼이 내려가야 다시 오를 수 있다. 내려가는 것이 올라가는 것이다.
연습2. 버리고 내려가자. 낡은 습관도 벗어버리고 홀가분하게 내려가야 한다. 버려야 채울 수 있다.
연습3. 함께 내려가자. 주변 사람들에게 고마워하자. 어려울 때일수록 친구들을 챙기자. 세상은 나눌수록 커진다.
연습4. 두려워 말고 내려가자. 해야 할 일, 하고 싶은 일을 꾸준히 반복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은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다.
연습5. 천천히 내려가자. 발밑을 살피면서 내려가자. 예상 밖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연습6. 반성하며 내려가자. 지금의 고통은 우리가 만든 재앙임을 명심하자.
연습7. 방황하며 내려가자. 치열한 삶일수록 엎어지고 자빠진다.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면 된다.
연습8. 새로운 세계로 내려가자. 구태의연을 벌거벗자. 마음을 열고 나만의 재능을 키우자.
유영만 교수는 높은 곳에 오르려면 낮은 곳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고 말한다. 지금의 위기를 회피하지 말고 기꺼이 내려가는 아픔을 경험하면서 진정한 성숙의 고지에 올라야 한다고 말한다. 기업은 고객에게 내려가야 하고, 사장은 직원들에게 내려가야 하고, 대통령은 국민에게로 내려가야 한다. 스스로를 겸손히 낮추고 내려와야 생생한 바닥의 인생을 읽어낼 수 있다고 말한다.
유영만 교수는 내가 겪는 위기의 원인을 ‘오름 중독’에서 찾고 있다. 오르려고만 하기 때문에 위기상황을 초래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새는 뼛속까지 비워냈기 때문에 높이 날 수 있다. 나무는 가지치기를 해주어야 한정된 에너지를 집중시켜 더 풍성한 꽃을 피우고 튼실한 열매를 맺는다. 강물도 자신을 버려야 바다에 도달할 수 있다. 물리적인 짐만이 아니다. 마음속의 짐까지 버리고 비워야 다른 것을 받아들일 준비가 된다. 다른 패러다임의 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지금 갖고 있는 것, 익숙하고 습관적인 것, 당연하고 상식적인 것들을 다른 눈으로 바라봐야 한다.”(71쪽)고 말한다.
하나님의 아들 예수님의 낮아짐의 경험은 결코 패배한 쓴 경험이 아니다. 오히려 낮아짐을 통해서 사단의 죽음의 권세를 무너뜨린 영광의 경험이다. 낮아짐으로써 고침을 가져왔고, 부활을 가져왔고, 오름의 축복을 가져왔다. 이것이 낮아짐의 미학이다. 낮아지면 손해를 입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큰 이익을 얻는다. 낮아지면, 값싼 것, 일시적인 것, 유한한 것을 잃게 되지만, 그 대신 소중한 것, 값진 것, 영원한 것을 얻게 된다. 자신을 비우는 훈련, 자신을 내려놓는 훈련, 자신을 낮추는 훈련을 통해서 하나님의 큰 은혜를 입는 성도들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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