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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시록의 저자(계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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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동호
댓글 0 조회 12,376 2008.05.17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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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시록의 저자(계 1:2)

계시록 1장 2절을 보면, “요한은 하나님의 말씀과 예수 그리스도의 증거 곧 자기의 본 것을 다 증언하였다.”고 하였다. 이 구절에서 두 가지를 알 수 있는데, 첫째는 계시록의 저자가 ‘요한’이란 것을 알 수 있고; 둘째는 그의 증언이 자기가 본 것, 곧 “하나님의 말씀과 예수 그리스도의 증거”를 증언하였다는 것이다.
그런데 저자 ‘요한’이 정확하게 누구인가라는 점에서는 일치하지가 않다. 사도 요한이라는 주장, 사도 요한이 아니라는 주장, 장로 요한이란 주장, 선지자 요한이란 주장, 마가 요한이란 주장 등 다양하기 때문이다. 다만 한 가지 에녹, 에스라, 바룩과 같은 가명(위경)을 쓰는 다른 묵시들과는 달리, 계시록은 네 번이나 자신의 이름을 ‘요한’으로 밝히고 있다는 점이다(1:1, 4, 9; 22:8). ‘사도’라는 호칭 없이 그냥 ‘요한’이라고 밝힌 점이 의심스럽기는 하지만, 에게해 연안 소아시아도(道)의 일곱 교회들에게 편지를 보낼 만큼 잘 알려진 인물이었다는 점에서 계시록의 저자가 사도 요한일 가능성이 높다.
중요한 것은 계시록의 저자가 ‘요한’이란 이름의 유대인이란 점이고, 그가 전한 증언이 ‘자기가 본 것’에 기초했다는 점이다. ‘자기가 본 것’이란 말에는 몇 가지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첫째는 그것이 객관적이라는 점이다. 자기의 생각, 자기의 주장, 자기의 견해를 전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을 전한 것이고, 예수님의 증거를 증언한 것이라는 점이다. 둘째는 본대로 증언했다는 점이다. 그래서 계시록에는 ‘본 것,’ ‘본 바,’ ‘본’(seen) 또는 ‘보았는데’와 같은 단어들이 많다. 그리고 22장 18-19절을 보면, “이 책의 예언 말씀을” 가감하지 말라고 되어 있다. 1장 3절에서는 이 예언의 말씀을 있는 그대로, 본 것 그대로, 읽고, 듣고, 행하는 자들이 복되다고 하였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뜻에, 하나님의 말씀에 인간의 것, 인간의 생각, 인간의 판단, 인간의 경험을 섞지 않는 순수함과 겸손함이 필요하다. 하나님 앞에서는 물론이고, 사람과의 관계에 있어서 중요한 태도는 내 생각, 내 판단, 내 결정을 주장하기에 앞서서 상대방의 생각, 상대방의 판단, 상대방의 결정을 경청하는 것이다.
계시록의 저자 요한에 대해서 많은 것을 알지는 못하지만, 분명한 것은 그가 상상과 사견에 따라 자기에게 유리한대로 말을 바꾸는 그런 증인이 아니라, 자기가 본 것에 기초하여 객관적으로 판단하는 사려 깊은 주의 종이었다는 점이고, 창조신앙의 소유자였으며, 구약성서에 해박한 해석자였고, 환상을 보는 비전을 품은 지도자였으며, 역사의식이 뚜렷한 신학자였고, 소명의식을 가진 목회자였다는 점이다. 이런 지도자 밑에 있는 사람들은 행복한 사람들이다. 배울 것이 많고 아무리 힘들고 어려워도 잘못된 길로 인도하지 않는다. 좋은 지도자 만나는 것, 좋은 스승을 만나는 것, 좋은 목회자를 만나는 것, 좋은 부모를 만나는 것, 좋은 반려자를 만나는 것, 좋은 친구를 만나는 것, 좋은 교우를 만나는 것이 그래서 중요하고,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내가 먼저 좋은 지도자, 좋은 스승, 좋은 목회자, 좋은 부모, 좋은 반려자, 좋은 친구, 좋은 교우가 되는 것이다. 본 것을 말하고, 창조신앙에 기초하며, 성서에 해박하고, 꿈을 품은 역사의식과 소명의식이 뚜렷한 신앙인으로 사는 것이 소중하다는 점을 요한에게서 배울 수 있다.
계시록은 기독교신앙 때문에 박해와 고난당하는 성도들이 믿음을 버리지 말도록 용기와 위로와 소망을 주기 위해서 쓰였다. 계시록은 박해를 이기고 믿음을 지킨 성도들이 생명수 샘으로 인도되며, 성도들의 눈에서 모든 눈물이 씻기며(7:17; 21:4), 성도들의 기도가 하나님 앞에 상달되며(8:3,4), 최후의 승자가 되며(15:2), 보상을 받으며(19:2), 새 하늘과 새 땅에서 기업을 상속받는다(21장)고 적고 있다. 고생 끝에 낙이 온다고 적고 있다. 끝까지 믿음을 지킨 사람에게 하나님께서 보상하신다고 말한다.
신약성서는 외부의 물리적인 박해로 인해서 발생되는 배교를 막고, 박해자들로부터 신앙인들을 보호하며, 박해자들에게 기독교신앙을 변호할 목적으로 기록된 글들이 많다. 또 교회내부의 이단자들로부터 옳은 교리를 지켜내고 바른 신앙을 교육할 필요성 때문에 기록된 글들이 있고, 교회가 성장함에 따라서 성도들을 교육하고 치리할 제도정비를 위한 글들도 있다. 복음서, 베드로전서, 계시록 등의 내용이 외부에서 오는 물리적인 박해상황에서 기록된 글들이고, 요한일서, 베드로후서, 유다서 등이 내부에서 일어난 이단의 침투상황에서 기록되었으며, 고린도서와 갈라디아서는 분열상황 그리고 디모데서와 디도서는 교회성장에 따른 교육의 필요성에서 기록되었다.
계속해서 계시록의 저자 요한이 주는 교훈들에 대해서 몇 가지 더 살펴보겠다. 첫째, 삶에 대한 성찰과 해석의 능력이다. 요한뿐 아니라, 성서 저자들 모두가 삶의 해석자들이었다. 그들은 삶 속에서 마찰되고 발생되고 파생되는 모든 사건사고들을 우연이나 숙명으로 보지 않고, 재수나 운수로 해석치 않고, 믿음의 눈으로 보고 풀이하였다. 주변에서 발생되는 모든 일들을 인간의 삶 속에서 활동하시는 하나님의 섭리와 개입에 의한 사건들로 보았고, 그 속에서 하나님의 뜻을 찾았다. 이것을 기록한 글이 성서의 일부인데, 이것을 고백적 해석이라고 한다. 고백적 해석은 신앙 간증이라 말할 수도 있다. 오늘 우리에게 요구되는 것도 바로 이 고백적 해석의 간증들이다.
요한이 주는 두 번째 교훈은 역사해석의 능력이다. 계시록의 신앙 고백적 해석은 하나님의 창조능력을 믿는 세계관, 가치관, 역사관에서 비롯되었다. 특히 역사적 관점에서는 지나간 하나님의 구원사건들을 죽은 과거만의 사건으로 보지 않고, ‘지금 여기에서’ 재연될 수 있고 또 미래 역사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잠재적 능력으로 보았다. 그 이유는 인간사가 결코 인간들만의 활동이 아니기 때문이다. 모든 역사가 다 하나님의 뜻을 드러낸 계시적 사건은 아니지만, 역사도 하나님의 계시의 한 형태라는 신앙이 기독교 역사관의 출발점이다. 인간의 역사 배후에는 인간을 창조하시고, 그들의 삶에 개입하시며, 그들의 역사를 전면에서 이끌고 가시는 하나님이 계시다고 믿었다. 좀 더 쉬운 말로 말씀드리면, 매일 세계 도처에서 발생되는 크고 작은 사건들은 모든 사건들이 다 하나님의 뜻을 밝혀주는 것은 아닐지라도 일부 사건들은 하나님의 속성과 뜻을 밝혀주는 계시적 사건들이란 점이다. 중요한 것은 수많은 역사적 사건들 속에서 하나님의 계시적 사건들을 찾아내고 그 뜻을 읽어내는 역사해석의 능력이다. 그 능력의 크기에 따라서 성령님의 감동의 크기가 달라지는 것이다. 일상에서 발생되는 크고 작은 일들에 대해서 하나님의 뜻과 그 일들의 의미를 신앙의 눈으로 읽어내고, 신앙의 귀로 듣고, 신앙의 입술로 고백할 수 있는 영적 예민함이 성서 저자들에게 있었다. 오늘 우리에게 요구되는 것도 바로 이 영적 예민함이다.
요한이 주는 세 번째 교훈은 성서해석의 능력이다. 성서 저자들은 전승의 해석자들, 곧 조상 때부터 전해져 온 가르침의 해석자들이었다. 구약성서가 완성되기 이전의 예언자들은 시내산 언약과 같은 계약전승들을 표준잣대로 삼았고, 급변하는 역사적 상황 속에서 이스라엘 민족을 부르시는 야훼 하나님의 뜻을 밝히고 응답을 촉구할 목적으로 계약전승들을 해석하였다.
바울도 사도전승, 특히 안디옥 교회 전통들을 해석해 냄으로써 이전 시대에 밝혀지지 않았던 하나님의 비밀, 곧 이방인들을 향한 하나님의 은혜의 경륜을 밝혀냈다.
복음서의 저자들은 주후 30년 이후 교회들이 제각각 소중하게 보존해왔던 예수님에 관한 자료들, 곧 집회 때마다 선포된 예수님의 말씀과 행적들을 수집하여 선별하고 충실하게 해석하여 편집한 전도자들이었다. 이단의 침투와 기독교박해로 인해서 정체성이 흔들리고 배교의 위협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또 제도와 질서 확립이 요구되는 상황에서 예수님이 남기신 주옥같은 말씀들과 권세 있는 발자취는 신앙인들을 권면하고 의로 교육할 최상의 자료였다.
계시록의 저자도 구약성서에 실린 이스라엘 역사의 교훈들을 해석해 냄으로써 박해로 인해 믿음이 흔들리고, 하나님의 침묵에 괴로움을 호소하는 당대의 신앙인들에게 하나님이 짜놓으신 우주를 향한 경륜과 계획을 밝혀내었다. 그러면서 성도들에게 이스라엘 민족의 역사 속에서 말씀하시고 행동하셨던 구원의 하나님, 보응의 하나님, 천지만물을 지으신 창조주 하나님, 우주를 향한 은혜의 경륜 속에서 인간의 역사를 이끌고 가시는 하나님을 신뢰하는 철저하고 끈질기며 변치 않는 믿음을 요구하였다. 오늘 우리에게 요구되는 것도 바로 이와 같은 성서해석의 능력이다.
요한이 주는 네 번째 교훈은 비전을 품은 지도자의 능력이다. 성서 저자들은 하나님이 영영 응답하실 것 같지 않은 상황에서, 하나님이 죽고 안 계실 것 같은 상황에서, 대부분의 신앙인들이 절망하고 좌절하는 상황에서 하나님에 대한 굳건한 믿음과 구원의 희망을 잃지 않았던 지도자들이다. 그들은 정말 훌륭한 목회자들이었다. 예를 들면, 이사야는 잘리어 버린 그루터키에서 새싹이 나오는 환상을 보았으며(사 6:13; 11:1,10), 에스겔은 골짜기에 쌓인 마른 뼈들이 되살아나는 환상을 보았다(겔 37:1-10). 복음서 저자들은 갈릴리 호수의 광풍이 결코 ‘교회’란 이름의 작은 배를 침몰시킬 수 없는 사실을 보았다(막 4:35-41). 계시록의 저자는 하나님의 백성이 엄청난 노도에도 불구하고 홍해를 건넌 후 승리의 노래를 부른 이스라엘 백성처럼(출 15장) 끝까지 믿음을 지키고 이긴 성도들이 하나님의 보좌 앞 불이 섞인 유리 바닷가에 서서 하나님의 거문고를 가지고 하나님의 종 모세의 노래, 어린양 예수의 노래, 승리의 노래를 부르게 될 것을 보았다(계 15:2,3). 다른 한편, 계시록의 저자는 박해세력들이 홍해의 거친 파도 속에(출 15장), 불과 유황과 연기 속에(창 19장), 범람하는 홍수 속에(창 6-8장), 심판의 재앙 속에서 저주를 받게 될 것을 구약성서의 사건들 속에서 보았다. 이러한 환상은 섬기는 양들을 사랑한 큰 목자이신 예수님의 사건에서 보듯이 지도자의 능력에서 나올 수 있는 비전들이다. 오늘 우리에게 요구되는 것도 바로 이와 같은 지도자의 능력이다.
본 것을 말하고, 하나님의 창조능력을 믿는 세계관, 가치관, 역사관 위에서, 또 하나님의 말씀의 거울에 비쳐서 자신의 삶을 끊임없이 성찰하고 해석해 내며, 역사의식과 소명의식이 뚜렷한 비전을 품은 지도자의 능력을 갖춘 신앙인으로 살아가기를 축복하고 축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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